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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시렁 궁시렁

앞 논에 어린 백로, 고라니 앞 논에 둥지를 떠난 어린 백로들이 대여섯 마리씩 무리지어 날아든다. 아직 날갯짓이 야물지 않은지 내려앉는 게 서툴러 보인다. 고라니 한 마리 논이 운동장인양 겅중겅중 뛰어다닌다. 논둑으로 올라와 풀을 뜯다가 눈이 마주치자 휙 몸을 돌려 논으로 내달린다. 더보기
고라니 고라니 수컷 한 마리가 한가로이 논을 거닐며 벼를 뜯어먹는다. 농사짓는 이는 마음이 아프겠지만 오히려 비 온 뒤 농약 뿌린 벼를 먹는 고라니가 더 걱정이다. 논둑에서 백로 한 마리가 논을 빼앗긴 듯 고라니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더보기
먹고 먹히는 자연은 늘 알게 모르게 먹고 먹히며 살아간다. 강한 것 같다가도 약한 여럿에게 먹히기도 하고 늘 그렇듯이 약한 것은 강한 것에게 먹힌다. 나비가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지만 애벌레 때부터 새에게, 쌍살벌에게 먹힌다. 지렁이는 몸집이 자기보다 작아도 너무 작은 개미에게 꼼짝없이 먹힌다. 무당벌레는 어렵사리 어른벌레가 되었지만 진딧물을 먹으려다 개미에게 쫓겨나고 노린재에게 침을 맞고 먹힌다. 그래도 자연은 많이 먹힐수록 번식력이 강하고 강한 것은 살아남는 확률이 적어서 한편으로 기울어지지 않고 균형을 맞추며 산다. 하지만 지금, 사람살이는 그렇지 않다. 힘들고 약한 사람은 더더욱 힘들어지고 먹는 자는 한없이 비대해져 기울고 기울어져 균형을 잃는다. 더보기
광덕산 환경교육센터 6월 4일, 광덕산 환경교육센터 개관식에 다녀왔다. 앞으로 환경교육을 짊어질 첫 단추를 끼운 셈이다. 환경문제를 문화와 마을 주민들과 함께 풀겠다는 국장과 센터장 말이 믿음직스럽다. 센터 안에 풀꽃도서관도 함께 열고 개관 기념 원화전시회도 한 달 동안 한다. 건물은 아담하고, 친환경소재인 나무, 흙벽돌, 흙으로 지었다. 전시장이나 실내도 나무나 흙벽이다. 그림을 거는 데는 조금 불편해도 따듯하다. 더보기
지금 마당에는 때 이른 더위에 머위 잎이 축축 쳐진다. 마당 텃밭에는 그럭저럭 채소가 자란다. 축 늘어진 머위 씨 껍데기를 쓰고 나온 달랑무 새싹 배추 꽃이 피는 고추 뜯어 먹은 뒤 하루만 지나도 뜯어 먹을 수 있는 상추 호박 돌나물 꽃 남색초원하늘소 알락수염노린재 왕파리매 지렁이를 끌고 가는 곰개미 서로 얻을 걸 얻으며 사는 개미와 진딧물 더보기
텃밭을 일구며 일주일 전, 마당에 텃밭을 일구다가 불개미 집을 뒤엎고 말았다. 곰개미 집은 눈에 보여 지난해도 올해도 내버려 두었는데…… 삽으로 흙을 뒤엎는데 하얀 고치가 쏟아졌다. 무너진 집과 고치를 추스르려고 불개미들은 분주한데 나는 아무 할 일이 없다. 삽에 지렁이가 잘려나가고 개미집이 뒤집히고 무너졌다. 매년 야채를 조금씩 심어 먹는데 올해는 무척 미안하다. 더보기
모내기 탈탈탈탈탈탈 기계소리를 내며 모내기를 한다. 이젠, 동네 사람 모여 서서 흥겨운 소리에 맞춰 못줄에 맞춰 모를 내고 논두렁에 둘러 앉아 새참을 먹으며 막걸리 한 사발 들이키는 것은 보기 힘들다. 기계가 편한 줄은 알지만 종종 옛 모습이 그립다. [##_1C|cfile25.uf@2016502F4C92FEBC298F75.jpg|width="550" height="366" alt="" filename="¸ 더보기
요즘 마당에서는 붕붕붕붕붕 부웅붕 명자나무 곁에 가면 몰려든 벌 날갯짓 소리가 요란하다. 가끔 명자나무 가지가 흔들린다. 직박구리가 벌을 잡아먹으려고 날아들었기 때문이다 조금씩 명자나무 꽃이 진다. 금낭화는 피고 아침이면 우리 민들레가 활짝 웃듯이 핀다. 산수유는 꽃이 지고 열매를 맺고 장미나무 새순에는 진딧물이 꼬인다. 마당으로 콩새 방울새가 날아든다. 더보기
패랭이꽃 그림책버스 에 이야기 손님으로 초대 받아 다녀왔다. 박경리선생이 를 쓴 옛집에서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눈 것은 내용보다도 사랑방 같은 분위기가 좋았다. 한 귀퉁이에 자리 잡은 는 낡아빠진 버스다. 밖은 그림을 그리고 안에는 책을 창가에는 아이들 작품도 걸어놓고.. 우리 아이들 꿈을 찾아 달린다. 더보기
2009 볼로냐 도서전2- 아름다운 거리 도서전 참관을 마치고 이곳저곳을 다녔다. 버스를 타고, 하루는 로마를 걷기도 하고. 볼로냐에서 씨에나로 이동하면서 중세도시로 남아 있는 씨에나 씨에나성당 앞 상점 오르비에또 수제 아이스크림 하나 물고 로마를 걷고 나폴리 - 2인용 자동차 나폴리 - 집집마다 휘날리는 빨래 폼페이 앞 상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