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시렁 궁시렁 썸네일형 리스트형 능소화 찌는 더위 아래 능소화가 한창이다. 옛 조선시대에는 능소화나 회화나무는 아무나 심지 못했다고 한다. 양반집이나 권세 있는 집에서만 심을 수 있었다. 이런저런 설이 있지만 아무튼 나무도 마음대로 심지 못하고 꽃을 즐길 수도 없었던 때가 있었다. 어찌 보면 지금도 그렇다. 너른 마당에 정원을 꾸미고 값 비싼 나무를 심고, 값 비싼 난초를 집안에 들여놓는 일은 아무나 하지 못한다. 몇 몇 사람 눈요기 하려는 욕심 때문에 산에서 난초를, 아름다운 자연을 도둑맞고 있다. 중국에서 들어온 능소화 열대 아메리카에서 들어온 풍접초 더보기 고양이 뒷마당에 고양이 어미와 새끼 매일 매일 문 앞에서 기다린다. 먹을 것 없나, 먹을 것 안주나. 더보기 어지러운 작업실 이런 저런 집안 일이 겹쳐 한 달 가까이 작업실을 비웠다. 마당에는 개망초가 내 키만큼 자랐다. 온갖 풀이 어지럽게 엉겨있다. 인동이 피고지고. 어찌된 일인지? 뒷마당에 대륙유혈목이 한 마리가 죽어있다. 파리, 개미가 들끓는다. 더보기 제주도 나들이 오랜만에 제주도 나들이를 했다.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반팔 차림으로 초등학교 아이들과 만나서 놀고 설문대 어린이도서관을 찾아가서 관장님, 아이엄마들과 만나서 이야기 나누고 꽉 짜인 일정으로 정신없이 다니고 해안도로를 돌면서 콧바람도 쐬고 바닷가 몽돌에 앉아 술 한 잔 나누고. 제주 동화초등학교 아이들 하룻밤 묵은 북촌 돌하르방공원 술 한 잔 나눈 바닷가 몽돌 제주에 개발 바람이 분다. 보리밭으로 이어졌던 바닷가에 도로가 생기고 건물이 들어서고 멀리 제주공항 활주로가 보인다. 그래도 동백꽃은 어김없이 핀다. 더보기 인쇄소 스케치 오랜만에 인쇄소를 갔다. 아기그림책 인쇄를 하기 때문이었다. 아기그림책을 만들려고 있는 그림에 글을 붙이고 정리하는데 꼬박 다섯 달이 걸렸다. 인쇄는 아침부터 시작해서 밤을 꼴딱 새고 다음날 밤 8시가 넘어서 끝났다. 색동무늬를 만드는 스케일 바 항공기 다음으로 부속품이 많다는 인쇄기 색깔을 맞추는 색상표가 여기저기 붙어 있고 더보기 삼 월 봄눈 삼 월 봄눈 치고는 많이 왔다. 눈짐작으로도 칠팔 센티미터는 되 보인다. 봄에 많은 눈이 오면 늘 큰아이가 떠오른다. 이십 년 전 4월 1일, 만삭인 아이엄마와 미사리를 갔다. 그런데 거짓말 같이 갑자기 눈이 오기 시작했다. 그것도 아주 많은 눈이 내렸다. 미사리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더없이 좋았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그리고 그 다음날 큰아이가 태어났다. 별다른 걱정 끼치지 않고 거저 키운 큰아이, 말수는 적지만 고집스런 큰아이가 올해 대학교를 갔다. 큰아이가 태어나면서 자연그림을 시작했으니 이십년을 채운 셈이다. 서랍장에서 그림을 꺼내보면 십년 전에 그린 그림, 십 오년 전에 그린 그림이 나온다. 이십년 전에 그렸던 어설픈 밑그림을 보면 그때 고민한 흔적이 보이고 속으로 삼킨 눈물이 보.. 더보기 거산초등학교 충청남도 아산에 있는 작은 거산초등학교. 교사 학부모 생태연수에 강의를 다녀왔다. 선생, 아이, 학부모가 한 덩어리가 되어 학교를 바꿨고 지금도 바꾸어 나간다. 그림책을 많이 읽어주고 자연에서 놀게 한다. 폐교 위기에 있던 학교가 이젠 아이들이 넘치고 살아 움직인다. 거산초등학교에서 9년차를 맞는 최선생님이 털털 웃으며 말한다. ″하루는 머리모양을 좀 바꾸고 학교에 갔더니 한 녀석이 선생님 젊어 보여요 그러더라구요. 왠지 기분이 좋아서 방긋방긋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그런데 웃는 나를 보고 또 한 녀석이 이러는 거예요. 좋~탠다. 그 말을 듣고 더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다른 학교라면 어땠을까? 더보기 늑대거미 세숫대야에 갇히다. 집안 이곳저곳을 제 마음껏 걸어 다니던 촌티늑대거미로 보이는 거미 한 마리가 플라스틱 세숫대야에 갇혀 빠져나오질 못한다. 폭설이 내리고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에 사람 마음도 얼어붙어 갇혀버렸다. 추위를 피하려는 생각뿐 일이 손에 잡히질 않고 그저 멍하다. 이곳에 살던 어릴 적에, 감악산 기지가 영하 28도라고 하던 라디오 뉴스가 새삼 떠오른다. 밤에 여기가 영하 25도를 오르내리니 감악산 기지는 몇 도일까? 더보기 수도가 얼다 이런저런 일로 며칠 작업실을 비웠다. 수돗물을 흘려놓았는데도 수도가 얼고, 보일러 물이 얼었다. 사람을 불러 겨우겨우 녹이고 밤을 지냈다. 폭설예보! 밤에 싸라기눈이 내리고, 눈이 30mm쯤 오는데 그쳤다. 밝아오는 아침 눈 덮인 나뭇가지 사이로 뜨는 해가 춥기만 하다. 더보기 마음을 여는 아이 그림 후배 처가 초등학생 아이들 그림을 가르쳐서 미술관에서 전시를 한다며 추천사를 부탁했다. “무슨 놈의 추천사!” 하다가 이란 제목으로 몇 자 적어 보냈다. 몇 자 쓰는 동안 내내, 내게 묻는다. “너는 마음을 담아 그림을 그리는가?” “너는 다른 사람 마음을 여는 그림을 그리는가?”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7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