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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흰두루미

몰라서 보이지 않았다 후배 몇하고 시골 학교에 머문 적이 있다.아침 일찍 학교를 돌면서 사진을 찍었다.볼 것도 없는데 무얼 찍느냐고 한 후배가 물었다.물음이 당황스럽기는 했지만 여기에 뭐가 있고, 저기에 뭐가 보이지 않느냐고……답을 했다. 갖가지 들꽃, 곤충, 거미 같은 생명이 짐작하지 못 할 아름다움을 주었다. 2018년 1월 8일, 시베리아흰두루미를 처음 만난 줄 알았다.새로운 것을 보지 못했다.그저 알고 있는 것만 보였다. 2017년 3월 13일 2017년 3월 13일 2017년 봄, 2016년 겨울을 보낸 두루미가 언제쯤 떠나는지 지켜보았다.임진강 장군여울 너머 율무 밭에 큰 무리를 지어 자주 모여 있었다.2017년 3월 13일 찍은 사진을 보다가 움찔했다. 200마리가 넘는 두루미 재두루미와 같이 시베리아흰두루미가 .. 더보기
더 없을 두 번째 만남 어쩌다 시베리아흰두루미를 만난 뒤로 또 다른 설렘이 생겼다.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기대는 아니다. 어렴풋한 만남도 아주 특별하다. 겨울 햇볕이 마루 안으로 들어왔다. 두루미 재두루미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게으름을 피우다 늦은 2시 반쯤 집을 나섰다. 가는 길에 수십 마리 독수리가 하늘을 높게 빙빙 돌았다. 빙애여울에 다다르니 늦은 3시 반. 몇 안 되는 두루미 가운데 희멀건 두루미 두 마리가 눈에 띠었다. 설마, 설마, 그런데 몸빛이 모두 하얀 시베리아흰두루미다. 붉은빛 얼굴과 다리가 또렷하다. 두루미, 재두루미와 또렷이 다르다. 두루미, 재두루미와 같이 있어서 다른 것이 또렷하다. 내게는 더 없을 행운이다. 더보기
뜻하지 않은 소중한 만남 지난해 말부터 빙애여울을 자주 드나들었다. 이전까지 만해도 두루미 재두루미를 만나러 드나들었다. 이번에는 좀 달랐다. 민통선 안에 있는 연강갤러리에 그림 전시를 준비했다. 연강갤러리를 가려면 검문소에 신분증을 맡기고 빙애여울을 지나야 한다. 민통선 안에는 하나 뿐이 없는 전시장이라고 한다. 누가 멀고 험한 길을 와서 전시를 볼까 싶기도 했지만 딱딱하고 추운 곳이 누그러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50점 남짓 걸었다. 자연생명을 보러간다고 해서 어쩌다 만날 뿐 빈 걸음 하기 일쑤다. 오히려 전시 준비 때문에 드나들면서 귀한 만남을 가졌다. 하늘에서 보던 독수리와 흰꼬리수리가 몇 마리씩 여울에 앉아 있었다. 일부러 먹이를 주는 곳에서는 볼 수 있지만 빙애여울에서는 처음이다. 이번 겨울은 일찍 추위가 왔다. 댐이 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