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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잃은 직박구리 새끼와 어미 ※ 이 글은 지난 2005년에 우리교육 출판사에 연재했던 생태세밀화 작업일지 내용을 옮겨 놓은 것입니다. 2005년 6월 9일 “삐잇삐잇삐잇” 조금은 요란스러운 소리를 내는 직박구리를 도시 길거리를 걷다 보면 자 주 만날 수 있다. 한 달 전쯤일까, 아침에 집을 나설 때마다 집 앞 잔디밭에 심어 놓은 산딸 나무 가지 위에앉아 있는 직박구리를 만났다. 돌이켜 보면 후회가 되고, 참 둔하다는 생각이 든다. 왜 눈치 채지 못했을까!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지나간 사이에 직박구리가 산딸나무 가지에 벌써 둥지를 틀고 새끼를 낳았다. 어제(2005. 6. 8.) 마두도서관엘 가려고 아침 여덟 시에 집을 나서는데, 다른 때와는 다르게 여러 마리 소리가 났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직박구리 어미가 먹이를 물고 둥지 위에 앉.. 더보기
돌멩이 ※이 글은 지난 2005년에 우리교육 출판사에 연재했던 생태세밀화 작업일지 내용을 옮겨 놓은 것입니다. 작은아이 초등학교 일학년 때 일입니다. 학교에서 수업으로 비석치기를 한 다고 납작한 돌멩이를 주워 오라고 했습니다. 아파트에 살고 있는 우리는 집 둘레에서는 비석치기할 만한 돌멩이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와 한 참을 돌아다니다가 집에서 멀리 떨어진 산 밑에서야 마땅한 돌멩이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날, 아이는 시무룩한 얼굴로 학교에서 돌아왔습니다. “이런 돌이 아니래….” 같은 반 모든 아이들이 문방구에서 사각형으로 잘라 파는 나무토막을 사가 지고 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수업도 운동장에서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책상을 한쪽으로 치우고, 교실바닥에서 놀이수업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 더보기
2004년 12월 17일 설악산 대승골을 가다 이 글은 지난 2005년에 우리교육 출판사에 연재했던 생태세밀화 작업일지 내용을 옮겨 놓은 것입니다. 늦어진 가을 취재, 초겨울에 대승골을 가다. 어디를 다녀온다는 것이 힘이 들 때가 있다. 서로 앞에 있는 일들이 있어서 함께 일정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10월부터 잡은 가을 산양 취재를 12월 17일에서야 설악산 대승골로 갔다. 여느 때와는 달리 박그림선생이 서울에 머물고 있었기 때문에 서울을 조금 벗어난 휴게소에서 만나 같이 갈 수 있었다. 낮 12시 반쯤, 양수리를 조금 지나서 점심으로 콩나물국밥 한 그릇씩 먹고 쉬엄쉬엄 길을 갔다. 우리끼리 갈 때는 양평, 홍천을 거쳐서 인제를 지나 바로 설악산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이번에는 홍천을 지나서 상남, 현리를 거쳐서 인제, 설악산으로 길을 에둘러 갔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