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아직도 밤에는 춥지만 낮에는 제법 햇살이 따듯하다. 볕 바른 무덤가. 쑥이 소복이 올라오고 무릇 이파리가 푸릇푸릇 돋았다. 큰구슬붕이, 할미꽃, 꽃다지…… 봄꽃은 환하게 피어오르건만 나는 아직 춥디추운 겨울이다. 더보기 인쇄소 스케치 오랜만에 인쇄소를 갔다. 아기그림책 인쇄를 하기 때문이었다. 아기그림책을 만들려고 있는 그림에 글을 붙이고 정리하는데 꼬박 다섯 달이 걸렸다. 인쇄는 아침부터 시작해서 밤을 꼴딱 새고 다음날 밤 8시가 넘어서 끝났다. 색동무늬를 만드는 스케일 바 항공기 다음으로 부속품이 많다는 인쇄기 색깔을 맞추는 색상표가 여기저기 붙어 있고 더보기 너구리 눈언저리가 검고 몸이 퉁퉁한 너구리. 이 것 저 것 가리지 않고 잘 먹지만 위험에 빠지면 죽은체하는 순한 너구리. 이 녀석을 마을 물가에서 만났다. 올무에 걸렸다가 풀려났는지 다리와 몸통 속살이 가늘게 드러나고 피를 흘렸다. 몸부림치는 끔찍한 장면이 그려졌다. 슬프고 겁에 질린 표정. 물을 먹다가 슬금슬금 뒷걸음치던 녀석이 눈에 선하다. 올무 자국을 그대로 그릴 수가 없어서 털을 다듬어서 그림을 그렸다. 더보기 이전 1 ··· 30 31 32 33 34 35 36 ··· 6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