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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날씨 낮에 무더운 날씨가 일하기 힘들게 한다. 덥기만 해도 좋으련만 끈적끈적 하기까지 하다. 종이가 눅눅해서 연필이 미끌미끌 미끄러진다. 굳어있던 수채물감이 물기를 먹어 흐물흐물 녹아내린다. 손과 팔뚝이 종이에 쩍쩍 붙는다. 그래서 해 떨어지고 시원해지는 밤만 기다린다. 밤이면 크고 작은 나방이 방으로 날아들고 뒤곁에서는 털개머루가 열매를 맺는다. 문 앞에 고양이는 어제도 오늘도 턱 괴고 앉았다. 더보기
순천평화학교  언제부턴가 마음에 담긴 사람이 있다. 술을 좋아하고, 남이 피는 담배 빼앗아 피고 못난 사람을 사랑하고, 자연, 환경을 생각하고 스님, 신부님과 어울려 우리 국토를 걷는 목사다. 이 목사가 순천평화학교 교장으로 있다. “한 번 놀러 와.” 이 말에 노래 만드는 백창우 선생님과 길을 나섰다. 아이들과 자연 그림을 그리고 백창우 선생님과 함께 노래 부르는 마당을 마련했다. 전교생이 60명도 채 안되지만 한꺼번에 모일 곳이 없어 커다란 비닐하우스에 모였다. 물감 묻을까, 어디 망가질까 아무런 걱정 없는 편안한 자리다. 지지고 볶고 한바탕 놀고, 짬을 내 ‘순천만'으로 갔다. 넓게 펼쳐진 갈대밭을 보고, 논둑길을 걸었다. 비가 오고 땀이 흐르지만 오랜만에 맞는 평화다. 저녁으로 막걸리와 서대회무침. 밤, .. 더보기
호반새 흐리고 비가 자주 오는 요즘 호반새가 가끔 볼품없는 울타리에 내려앉는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가만히 앉았다가 날아간다. 어느 때는 가만히 앉았다가 논으로 잽싸게 뛰어들어 무언가를 낚아채서 날아간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