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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생명을 그리고

너구리

눈언저리가 검고 몸이 퉁퉁한 너구리.

이 것 저 것 가리지 않고 잘 먹지만

위험에 빠지면 죽은체하는 순한 너구리.

이 녀석을 마을 물가에서 만났다.


올무에 걸렸다가 풀려났는지

다리와 몸통 속살이 가늘게 드러나고 피를 흘렸다.


몸부림치는 끔찍한 장면이 그려졌다.

슬프고 겁에 질린 표정.

물을 먹다가 슬금슬금 뒷걸음치던 녀석이 눈에 선하다.




올무 자국을 그대로 그릴 수가 없어서 털을 다듬어서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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