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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닭 - 백학저수지 백학저수지에 날아든 물닭 날씨가 쌀쌀해지면 백학저수지에 물닭이 날아든다. 검은 몸 빛깔에 흰 부리와 흰 이마가 뚜렷한 물닭은 물 위를 오갈 때면 마치 검은 옷에 흰 셔츠를 입은 멋쟁이 같다. 노 같은 발가락을 가지고 있는 물닭은 잠수를 잘하고 헤엄도 잘 친다. 위험이 닥치면 물위를 박차고 뛰어 도망가기도 잘한다. 안개 낀 백학저수지 물닭이 노니는 백학저수지는 어릴 적 썰매 타는 곳이었다. 집 앞 논에서 썰매를 타다가 조금 답답하다 싶으면 몇몇이 모여 썰매를 둘러메고 백학저수지로 걸어갔다. 두껍게 언 널따란 저수지는 가슴을 탁 트이게 하고 썰매를 타고 달리고 달려도 끝이 없었다. 찬바람 맞은 볼은 벌겋게 얼어도 속은 훈훈히 달아올랐다. 비룡대교 밑 안개 낀 임진강 그 때만해도 적성면에서 백학면으로 넘어.. 더보기
큰기러기 큰기러기 살갗을 파고드는 찬바람이 휭휭 분다. 창문 틈으로 새들어오는 바람에 발이 시리고 어깨가 오싹거린다. 마당에 산수유가 잎 지고 덩그러니 남아있을 때면 한강 하구와 임진강 하구에서 줄지어 나는 쇠기러기 떼를 흔히 본다. 가을걷이가 끝난 들판에 시월부터 날아들어 봄까지 메운다. 좀 눈여겨 볼 것은 고양, 파주, 연천, 철원 같은 곳에서는 큰기러기를 보기 힘들다. 어쩌다 쇠기러기 무리에 한두 마리 섞여 있을 뿐이다. 큰기러기는 쇠기러기보다 몸집도 크지만 부리가 검고 끝 쪽에 노란 띠가 있다. 쇠기러기는 부리가 분홍빛이고 이마가 하얗다. 하늘을 날 때는 쇠기러기 배는 얼룩 무늬가 있고, 큰기러기 배는 하얗다. 큰기러기는 주남저수지나 우포늪 같은 남쪽으로 날아든다. 어느 전문가 말에 따르면 큰기러기는 남쪽.. 더보기
동강 비오리 강원도에 가면 석회암 절벽인 뼝대를 굽이치며 흐리는 물줄기가 있다. 동강이다. 동강은 물이 맑고, 물 흐름이 빨라서 겨울에도 잘 얼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날렵한 부리를 가진 비오리가 사시사철 물살을 가르며 산다. 이리저리 맴돌다가 물속으로 곤두박질쳐 물고기를 잡아먹는 논병아리도 있다. 수달이며, 산란 탑을 쌓는 어름치 같은 수많은 소중한 생명이 깃들어 산다. 봄이면 석회암 바위틈에, 그 곳에서만 볼 수 있는 동강할미꽃이 핀다. 몇 년 전, 동강을 막아 댐을 만드느니 마느니 긴 싸움을 했다. 지금은 자연 그대로를 아끼는 이들 마음을 모아 생태계보존구역으로 지정되었다. 그런데 긴 세월이 만든 아기자기한 강가를 시멘트 축대를 쌓고 찻길을 넓혔다. 예전에 있던 낮은 흙집은 헐리고 큼직큼직한 양옥들이 들어섰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