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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세밀화를 그리면서

동강 비오리



강원도에 가면 석회암 절벽인 뼝대 굽이치며 흐리는 물줄기가 있다.

동강이다.

동강은 물이 맑고, 물 흐름이 빨라서 겨울에도 잘 얼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날렵한 부리를 가진 비오리사시사철 물살을 가르며 산다.

이리저리 맴돌다가 물속으로 곤두박질쳐 물고기를 잡아먹는 논병아리 있다.

수달이며, 산란 탑을 쌓는 어름치 같은 수많은 소중한 생명이 깃들어 산다.

봄이면 석회암 바위틈에, 그 곳에서만 볼 수 있는 동강할미꽃이 핀다.

몇 년 전, 동강을 막아 댐을 만드느니 마느니 긴 싸움을 했다.

지금은 자연 그대로를 아끼는 이들 마음을 모아 생태계보존구역으로 지정되었다.

그런데 긴 세월이 만든 아기자기한 강가를 시멘트 축대를 쌓고 찻길을 넓혔다.

예전에 있던 낮은 흙집은 헐리고 큼직큼직한 양옥들이 들어섰다.

강을 건너던 배는 사라졌다.


물이 아름다워 가수리라 부르는 가수리,

가수 분교 앞에 강을 메워 길을 넓히고 다리를 놓았다.

윙윙거리며 도로공사 차가 차선을 긋고.

그 찻길에는 동강하고는 어울리지 않는 부지깽이 같은 나무를 심었다.

오랜 세월 물길을 찾아 흘러온 동강을 포크레인, 시멘트로 지킬 수 있을까?




땅, 땅위에 세워 놓은 옥수수 대, 물, 뼝대는 그대로 있는데 사람들이 헐고, 망가뜨린다.

자연을 지킨다면서 사람 욕심이 지나쳐 더욱 망가트리지는 않는지?

동강할미꽃은 하늘을 보고 꽃이 핀다.

그저 그 자리에 있어 아름다운 동강할미꽃이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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