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는지, 가는지? 며칠 전 가을걷이가 끝난 논에 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린다. 오슬오슬 춥기까지 해서 긴 바지, 긴팔 옷을 꺼내 입었다. 축 늘어진 거미. 처마 밑에 살던 커다란 왕거미가 몸을 늘어트리고 죽었다. 네발나비 한 마리. 환삼덩굴에 날개를 기대고 앉았다. 곧, 겨울잠 자리를 찾아야 하려나? 더보기 호랑거미 모기 입도 삐뚤어진다는 처서. 거센 소낙비가 몇 차례 오더니 더위가 조금 누그러드는 것 같다. 지난겨울 강추위. 100년 만에 찾아왔다는 무더위. 무언가 좋지 않은 느낌이 든다. 지구온난화로 중부지방까지 올라온 호랑거미 긴호랑거미 산제비나비 축 늘어져 낮잠을 자는 고양이 더보기 서울 나들이 일을 보러 나간 서울 딸아이 똑딱이를 빌려서 시내 한복판에 섰다. 먹구름이 끼었다가 내리쬐는 땡볕. 점심시간을 맞아 거리로 밀려나온 사람, 사람. 앞 다투어 크고 높게 세워지는 빌딩. 낯설다, 숨 막힌다. 그래도 낯설지 않은 옛 궁전이 숨을 쉬게 한다. 참매미 날개돋이가 한창이다. 나무마다 서너 네댓 마리씩 붙어서 운다. 개발, 개발 또 개발. 맞서 버티는 오래된 집은 응달 속으로 묻힌다. 번뜩이는 불빛, 어지러운 간판. 사람을 짓누르는 이 도시는 어디까지 가려나. 더보기 이전 1 ··· 26 27 28 29 30 31 32 ··· 6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