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둥오리'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7.12.02 아쉬운 여행
  2. 2017.11.24 겨울 오다
  3. 2017.03.20 떠나는 두루미

 

지난주에 강원도 철원을 다녀왔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철원 하면 두루미를 비롯한 독수리 같은 겨울철새가 떠오른다.

너른 벌판에 펼쳐진 갖가지 겨울철새를 보고 싶었다.

약속시간보다 서둘러 길을 나섰다.

학교와 15분쯤 떨어진 철새도래지 동송읍 이길리를 먼저 가볼 참이다.

 

 

 

이길리를 들어서면서 깜짝 놀랐다.

자동차가 휑휑 달리는 큰길가에 재두루미 한 가족 세 마리가 있었다.

수컷으로 짐작한 한 마리는 논둑에 서서 둘레를 살폈다.

어미로 짐작한 한 마리와 어린 재두루미는 쉬지 않고 낟알을 먹었다.

참 날도 좋고 화평하다.

 

 

 

 

뚜루루 뚜루루 뚜루루루

멀리서 두루미 소리가 들리면 어김없이 고개를 들어 살폈다.

붕 빠앙 쿵 쿵

쌩 달리는 자동차, 경적 소리, 공사하며 나는 소리.

두루미는 깜짝깜짝 놀라 고개를 쭈뼛쭈뼛 세웠다.

 

 

한탄강두루미탐조대쪽으로 들어서다 쇠기러기 떼도 만났다.

조금 일찍 나선 것을 잘했다 싶었다.

한 시간 남짓한 시간에 귀한 겨울손님을 만나 참 고맙다.

 

 

학교에서 급식을 먹고, 늦은 3시 반쯤 강의가 끝났다.

집으로 가다가 되돌아섰다.

강의 시간 때문에 한탄강두루미탐조대를 못 들어간 것이 끝내 아쉬웠다.

한탄강두루미탐조대에는 사진작가방이 있었다.

궁금해서 들어갔다.

두루미, 재두루미, 청둥오리 떼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거리도 그리 멀지 않아 들여다보고 사진을 찍기도 좋다.

 

 

 

‘야야 붙어붙어, 그렇지!’

‘싸워라 싸워, 싸워싸워!’

‘쿵쿵쿵, 삐그덕 탁’

‘저기 온다온다, 두 마리’

‘에잇 흔들려서 사진을 찍을 수가 있어야지’

서로들 원하는 장면이 나오라고 두루미에 대고 소리를 지른다.

조금만 힘주고 걸어도 방바닥이 울렁울렁 흔들린다.

방문을 쾅쾅 닫는다. 방이 아수라장이다.

“옆방에서 싸움이 벌어 졌어!”

“아니, 왜요?”

“한 사람이 사진을 찍다가 다른 데를 갔다 왔대요. 그런데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이 와서 사진을 찍는 거야. 그래서 그 자리는 내 자리니까 내놓으라고 했어요. 말이 돼?

아니 다른 데 갔다 왔으면 그만이지 내놓으라니, 지금도 싸우고 있어.”

 

 

사진 몇 장 찍다가 나오고 말았다.

사진작가방에는 두루미는 없고 사진만 있는 것 같다.

겨울손님 삶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남다른 장면을 잡아내는 것밖에 없어 보였다.

정말 자연을 담는 작가라면 이런 곳은 오지 않을 것 같다.

 

 

집으로 오는 길에 쇠기러기 떼를 만났다.

저물어가는 하늘을 무리지어 날았다. 끼니때다.

마음이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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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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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오다

궁시렁 궁시렁 2017.11.24 03:52 |

 

 

아침에 잠깐 눈이 펄펄 내렸다.

쇠별꽃 꽃봉오리, 옥향, 쥐똥나무에도 내렸다.

지난 주말에 영하 13도까지 내려가 춥더니

살고 있는 마을은 지금껏 영하 10도 안팎을 오르내린다.

 

                                                                                    2017년 10월 28일 한강하구

 

 

날씨만 겨울이 아니다. 겨울손님도 다 온 듯하다.

10월 초부터 기러기 소리가 들리고 간간이 보였다.

요즘은 한강 하구 갯벌을 까맣게 뒤덮고 있는 기러기 떼를 쉽게 본다.

 

 

 

보름 전까지도 떠날 채비를 하는 백로 무리를 임진강에서 보았다.

남쪽으로 떠났을까? 요즘은 보이지 않는다.

빈자리를 채우듯 겨울손님 대백로가 왔다.

며칠 전부터 집 앞 논에서 깃털을 다듬고 간다.

 

 

 

 

 

 

 

 

 

 

 

 

 

순천만 갈대밭이 누렇게 바뀌었다.

갈대밭 사이사이, 바닷물이 빠진 갯벌에서 쉬는 겨울손님이 가득하다.

바닷물에서 먹이를 잡는 겨울손님도 많다.

흑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고방오리, 흰죽지…….

퉁퉁퉁퉁퉁, 시끄러운 배가 다가오면 너나없이 날아오른다.

바다 일을 해서 먹고사는 사람이 띄운 배는 어쩔 수 없다.

구경꾼을 태운 배가 수시로 드나들면서 겨울손님을 괴롭힌다.

 

 

순천에서 야생조류 배설물에서 조류인풀루엔자가 검출 되었다고 한다.

구제역이든 조류인풀루엔자든 발병을 하면

감염 동물을 비롯한 언저리에 있는 멀쩡한 동물까지도 살처분 한다.

그러고는 많은 사람이 산채로 구덩이에 묻히는 동물을 보고 눈물 흘린다.

사람이 길러 먹으려던 동물이 병이 들면 예방이나 치료보다는 죽인다.

살처분 방식은 30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300년이 넘게 지나면서 다른 답은 없었을까?

좁은 공간에 가두어 기르다가 죽는 날까지 고통을 주어야 할까?

사람이 고기를 먹지 않는다면 아예 이런 일은 없다.

고기를 먹지 않는 게 힘이 들면, 먹으려고 기르는 동물을 줄이고,

한 사람 한 사람이 고기를 덜 먹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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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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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다.

임진강 빙애여울에 머물던 두루미, 재두루미가 지난주에 떠났다.

 

 

군남댐 때문일까?

장군여울에 이어 두루미, 재두루미가 머물던 빙애여울도 물에 잠겼다.

두루미가 떠날 때까지 만이라도 빙애여울이 물에 잠기지 않기를 바랐는데…….

 

 

 

 

하늘을 누비며 떠나는 모습은 참말 아름답지만

내 곁을 떠났다는 생각에 울적해진다.

다시 보려면 일고여덟 달은 기다려야 한다.

올 겨울에도 어김없이 우리 곁에 오기를 마음모아 빈다.

 

 

3월 15일 밤늦게 순천에 갔다.

흑두루미를 볼 수 있을까?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16일 새벽에 일어나 와온마을 농주리로 갔다.

매화며 산수유 꽃이 만발했다.

 

 

 

흑두루미가 있다! 그런데 늦었다.

벌써 수십 마리씩 날아서 어디론가 옮겨가고 있었다.

6시 40분인데, 갯벌에는 몇 마리만 남았다.

어디로 옮겨갔을까? 대대마을로 갔을까?

대대마을로 가 보았다.

대대마을에는 보이지 않았다.

 

 

 

 

갈대밭에 있을까?

겨울을 난 갈대는 여전히 아름답다.

곧 땅바닥에서 파란 싹을 틔울게다.

갈대밭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용산전망대를 올랐다.

멀리 갈대밭 사이에 가물가물 청둥오리 같은 오리 떼만 보였다.

어, 흑두루미다!

아주 먼 갈대밭 사이에서 쉬고 있던 흑두루미가 날아올랐다.

또 수십 마리씩 날아올랐다.

그러고는 반대편으로 돌아 대대마을 쪽으로 날아갔다.

 

 

 

 

대대마을로 다시 갔다.

속으로 빌고 빌었다. 올봄 마지막으로 만나게 해달라고.

없었다. 흑두루미는 보이지 않았다.

해가 나던 날이 구름이 끼고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런데, 흑두루미가 갈대밭에서 몇 마리씩 날아서 벌판으로 나왔다.

 

 

 

세상에나! 눈물이 났다.

바람이 불어서인지, 고마워서인지는 알 수 없다.

더군다나 구애춤까지 추었다.

정말 고맙고 고맙다.

며칠 전에 흑두루미가 천수만까지 올라왔다는 뉴스를 보았다.

곧 떠나 번식지로 올라가겠지만 순천만에는 흑두루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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