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7.06.21 동갑내기 농부
  2. 2017.03.20 떠나는 두루미
  3. 2017.03.06 임진강 빙애여울 두루미

 

                                                                               6,000㎡(1,800평) 양파 밭

 

그리 오랜 사이는 아니지만

아주 오래 만나온 친구 같은 동갑내기 농부가 있다.

 

처음부터 농부는 아니었다.

젊은 날 직장생활을 하다가

많은 사람 반대를 뿌리치고 연천에 들어와 돼지를 키웠다.

돼지 생태를 연구하면서 정성을 다해 키웠다고 한다.

그런데 1995년부터 키운 돼지를 2011년에 끝을 보고 말았다.

 

2011년에 구제역이 온 나라를 휩쓸었다.

살아있는 소 돼지를 땅에 파묻는 방송이 이어졌다.

커다랗게 파놓은 구덩이로 소 돼지가 곤두박질치듯 굴러 떨어졌다.

지금도 소름끼친다.

오죽하면 동물보호단체에서 일어났을까.

하지만 소용없었다.

구제역에 걸리지 않아도 근처에서 걸렸으면 모두 산채로 묻었다.

2010년 말에서 2011년 3월초까지 피해액이 3조원에 달했고

346만 마리가 넘는 소 돼지를 산채로 묻었다고 한다.

다행히 내가 사는 마을에서는 묻는 일은 없었다.

 

이때까지는 이 농부를 몰랐다.

지난해에 술을 먹다가 돼지를 묻은 이야기를 들었다.

이야기를 듣다가 울컥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억지로 눌렀다.

농부가 기르는 돼지는 아주 깨끗했다고 한다.

문제는 옆 동네에서 구제역에 걸렸다.

정부 방침이 그렇다니 어쩔 수 없이 묻어야 했다.

구덩이까지 소 돼지를 몰고 가는 일은 쉽지 않다고 한다.

죽으러 가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가지 않는다고 한다.

친구는 돼지 생태를 잘 알기에 구덩이 앞까지 이끌어주고는 돌아섰다.

기르고 있던 1,500마리 돼지가

구덩이로 떨어지는 것을 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도 농부는 말을 하다가 말끝이 흐려졌다.

 

말할 수 없는 충격이었을 것이다.

짓누르는 고통으로 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그러고는 돼지 키우는 일을 그만두고 농사를 시작했다.

제초제나 화학비료 따위는 쓰지 않는 친환경농사를 했다.

벼와 감자 같은 곡식과 남새를 깨끗이 길러서 학교급식으로 쓴다.

 

                                                     풀밭 같은 양파 밭 너머로 임진강이 보인다.

 

 

                                                                              풀이 우거진 밭에서 양파 뽑기

 

 

며칠 전, 지난 가을에 심은 양파를 같이 뽑았다.

세 번 풀을 뽑았다는데도 떨어져서 보면 풀밭 같다.

비가 오지 않아서 땅이 돌덩이 같이 단단하다.

뽑기가 힘들었다.

그래도 양파가 큰 것은 작은 단호박 만하다.

양파를 처음 심었는데도 아주 잘 되었다고 들 얼굴이 환하다.

 

양파 거두는 대로 참깨를 심는다고 한다.

친환경 먹을거리만 다루는 단체와 계약 재배다.

구제역 아픔을 딛고,

농부는 땅에서 건강한 먹을거리를 얻고, 땅을 살리는 농사를 짓는다.

유기농으로 바꿀 채비를 하고, 공동농사를 생각한다.

아름다운 생각, 참 먹을거리가 보인다.

 

                                                                          같이 일하던 농부가 발견한 상황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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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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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다.

임진강 빙애여울에 머물던 두루미, 재두루미가 지난주에 떠났다.

 

 

군남댐 때문일까?

장군여울에 이어 두루미, 재두루미가 머물던 빙애여울도 물에 잠겼다.

두루미가 떠날 때까지 만이라도 빙애여울이 물에 잠기지 않기를 바랐는데…….

 

 

 

 

하늘을 누비며 떠나는 모습은 참말 아름답지만

내 곁을 떠났다는 생각에 울적해진다.

다시 보려면 일고여덟 달은 기다려야 한다.

올 겨울에도 어김없이 우리 곁에 오기를 마음모아 빈다.

 

 

3월 15일 밤늦게 순천에 갔다.

흑두루미를 볼 수 있을까?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16일 새벽에 일어나 와온마을 농주리로 갔다.

매화며 산수유 꽃이 만발했다.

 

 

 

흑두루미가 있다! 그런데 늦었다.

벌써 수십 마리씩 날아서 어디론가 옮겨가고 있었다.

6시 40분인데, 갯벌에는 몇 마리만 남았다.

어디로 옮겨갔을까? 대대마을로 갔을까?

대대마을로 가 보았다.

대대마을에는 보이지 않았다.

 

 

 

 

갈대밭에 있을까?

겨울을 난 갈대는 여전히 아름답다.

곧 땅바닥에서 파란 싹을 틔울게다.

갈대밭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용산전망대를 올랐다.

멀리 갈대밭 사이에 가물가물 청둥오리 같은 오리 떼만 보였다.

어, 흑두루미다!

아주 먼 갈대밭 사이에서 쉬고 있던 흑두루미가 날아올랐다.

또 수십 마리씩 날아올랐다.

그러고는 반대편으로 돌아 대대마을 쪽으로 날아갔다.

 

 

 

 

대대마을로 다시 갔다.

속으로 빌고 빌었다. 올봄 마지막으로 만나게 해달라고.

없었다. 흑두루미는 보이지 않았다.

해가 나던 날이 구름이 끼고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런데, 흑두루미가 갈대밭에서 몇 마리씩 날아서 벌판으로 나왔다.

 

 

 

세상에나! 눈물이 났다.

바람이 불어서인지, 고마워서인지는 알 수 없다.

더군다나 구애춤까지 추었다.

정말 고맙고 고맙다.

며칠 전에 흑두루미가 천수만까지 올라왔다는 뉴스를 보았다.

곧 떠나 번식지로 올라가겠지만 순천만에는 흑두루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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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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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두루미 하면 강원도 철원을 떠올린다.

하지만 연천군 임진강에도 철원 못지않게 많다.

 

 

 

독수리 하면 철원을 떠올린다.

하지만 연천에도 두루미 독수리뿐만이 아니라

쇠기러기, 비오리, 쇠오리 같은 겨울철새가 수없이 온다.

연천군 중면에는 독수리부대가 있는데

독수리가 많이 와서 지어진 이름이란다.

 

 

독수리부대 쪽으로 가면 민간인통제구역으로 들어가는 검문소가 있다.

주민등록증을 맡기고 조금 올라가면 탐조대가 설치되어 있는 장군여울이 나오고

조금 더 가면 빙애여울이 있다.

빙애여울은 물살이 빨라서 아무리 추워도 얼지 않는다.

 

 

 

 

 

 

빙애여울에는 무리지어 쉬고 있는 두루미, 재두루미가 늘 있다.

가만가만 다슬기 따위를 잡아먹는 두루미, 재두루미도 많다.

 

 

 

여울에 앉아 깃털을 다듬고, 머리를 파묻고 쉬다가도

뚜룻 뚜룻 뚜루루룻 뚜루룻 하고 시끄럽게 울 때가 있다.

참 민망하게도 자기보다 아주 작은 비오리가 다가와서다.

 

 

 

 

빙애여울 둘레로는 율무 밭이 많다.

율무 밭에는 율무를 주워 먹는 두루미, 재두루미가 많다.

철원은 논에서 두루미를 볼 수 있지만

연천은 여울과 율무 밭에서 두루미를 볼 수 있다.

 

 

 

 

 

빙애여울 바로 옆 밭에는 고라니가 자주 나타난다.

짓궂게도 두루미를 자주 놀래 킨다.

그렇지만 그리 길게 가지는 않는다.

조금 지나면 각자 자기 할 일을 한다.

먹기도 하고 늘어지게 쉬기도 한다.

싸우려는 것은 정말 아닌 듯하다.

장난 치고 같이 놀자고 다가선 듯하다.

 

 

본래는 빙애여울 밑 장군여울에 두루미가 많이 내려앉았다고 한다.

그런데 군남댐이 생긴 뒤 장군여울은 물에 잠겼다.

댐이 생기면 사람이나 동물이나 식물이나 모두 삶터를 잃고 쫓겨난다.

 

 


Posted by 곰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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