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7.11.24 겨울 오다
  2. 2017.10.29 가을 새벽
  3. 2017.06.05 농게와 도둑게
  4. 2017.03.20 떠나는 두루미

겨울 오다

궁시렁 궁시렁 2017.11.24 03:52 |

 

 

아침에 잠깐 눈이 펄펄 내렸다.

쇠별꽃 꽃봉오리, 옥향, 쥐똥나무에도 내렸다.

지난 주말에 영하 13도까지 내려가 춥더니

살고 있는 마을은 지금껏 영하 10도 안팎을 오르내린다.

 

                                                                                    2017년 10월 28일 한강하구

 

 

날씨만 겨울이 아니다. 겨울손님도 다 온 듯하다.

10월 초부터 기러기 소리가 들리고 간간이 보였다.

요즘은 한강 하구 갯벌을 까맣게 뒤덮고 있는 기러기 떼를 쉽게 본다.

 

 

 

보름 전까지도 떠날 채비를 하는 백로 무리를 임진강에서 보았다.

남쪽으로 떠났을까? 요즘은 보이지 않는다.

빈자리를 채우듯 겨울손님 대백로가 왔다.

며칠 전부터 집 앞 논에서 깃털을 다듬고 간다.

 

 

 

 

 

 

 

 

 

 

 

 

 

순천만 갈대밭이 누렇게 바뀌었다.

갈대밭 사이사이, 바닷물이 빠진 갯벌에서 쉬는 겨울손님이 가득하다.

바닷물에서 먹이를 잡는 겨울손님도 많다.

흑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고방오리, 흰죽지…….

퉁퉁퉁퉁퉁, 시끄러운 배가 다가오면 너나없이 날아오른다.

바다 일을 해서 먹고사는 사람이 띄운 배는 어쩔 수 없다.

구경꾼을 태운 배가 수시로 드나들면서 겨울손님을 괴롭힌다.

 

 

순천에서 야생조류 배설물에서 조류인풀루엔자가 검출 되었다고 한다.

구제역이든 조류인풀루엔자든 발병을 하면

감염 동물을 비롯한 언저리에 있는 멀쩡한 동물까지도 살처분 한다.

그러고는 많은 사람이 산채로 구덩이에 묻히는 동물을 보고 눈물 흘린다.

사람이 길러 먹으려던 동물이 병이 들면 예방이나 치료보다는 죽인다.

살처분 방식은 30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300년이 넘게 지나면서 다른 답은 없었을까?

좁은 공간에 가두어 기르다가 죽는 날까지 고통을 주어야 할까?

사람이 고기를 먹지 않는다면 아예 이런 일은 없다.

고기를 먹지 않는 게 힘이 들면, 먹으려고 기르는 동물을 줄이고,

한 사람 한 사람이 고기를 덜 먹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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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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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가을 바닷가 새벽길을 걷는다.

갈대 칠면초가 즐비한 순천만 농주리다.

맑고 차가운 안개가 차분히 내려앉았다.

뚜루루 뚜루루루 뚜루 뚜루 뚜루루루루

흑두루미가 새벽공기를 가를 뿐, 잠잠하다.

 

 

 

새벽은 상큼하다.

뽀얗고 잔잔한 빛깔이다.

포근하고 아른아른한 분위기다.

또렷하지 않은 부드러운 깊이에 빠져든다.

 

 

 

 

                                                                                                      노랑부리저어새

 

                                                                                             알락꼬리마도요

 

가물가물 물안개처럼 흑두루미가 보인다.

갈대밭 너머 갯벌을 따라 줄지어 잠을 잤나보다.

한 가족 서너 가족 무리지어, 끼니 찾아 날아오른다.

주걱 같은 부리를 휘휘 저어 먹이를 잡는 노랑부리저어새도,

휘어진 긴 부리로 게를 잡는 알락꼬리마도요도 짧게 날았다 내려앉는다.

 

 

 

 

 

 

하늘에 빛줄기가 보인다. 동이 텄다.

앞은 산 그림자가 덮고, 먼 곳에 새벽빛이 비춘다.

낮볕에 까슬한 갈 빛이 새벽빛에 농익은 감빛이다.

농익은 감빛, 먼 산 파란빛, 칠면초 붉은빛이 조화롭다.

 

 

 

 

 

해가 산등성이에 떠오르고 산 그림자가 물러난다.

그림자를 밀어내는 빛깔이 앞으로 살며시 온다.

따가운 낮볕에 바랜 빛깔이 새벽빛에 해맑다.

감빛, 풀빛, 파란빛, 붉은빛, 맑은 빛깔에 설렌다.

 

 

 

동 트기에 앞서 날아오른 흑두루미가 빛 기운을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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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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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쪽 집게발이 아주 큰 농게 수컷

 

순천만 하면 우글거리는 게가 떠오른다.

그 가운데서도 몸빛깔이 붉은 농게다.

농게 하면 한 쪽 집게발이 아주 큰 수컷 농게를 떠올린다.

 

                                                                    양쪽 집게발 크기가 작고 같은 농게 암컷

 

그러다보니 양쪽 집게발이 아주 작은 암컷 농게는 그냥 지나칠 때가 있다.

 

                                                                         용산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둥근 갈대밭

 

많은 사람은 순천만을 둥근 갈대밭으로 생각한다.

그렇지만 가까이 가서 들여다보면

갯벌에서 새로 돋아나는 갈대며 칠면초가 그 못지않게 아름답다.

 

                                                                              와온해변에서 바라본 갈대밭

 

                                                                    일 년에 빛깔이 일곱 번 바뀐다고 칠면초란다

 

                                                                                          갈대와 칠면초

 

새로 돋아나는 갈대 이파리와 겨울을 난 갈대 이삭이

가을에 막 이삭이 패는 갈대와 같다.

여기에 짙은 분홍빛 칠면초와 만나는 빛깔은

무어라 말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다.

 

                                                            갯벌에서 농게나 칠게 언저리를 어른대는 짱뚱어

 

등딱지에 스마일 문양이 있어서 스마일게라고도 하는 도둑게

 

 

농게 말고도 도둑게라는 녀석도 몸빛깔이 붉다.

부엌에 들어가서 음식을 훔쳐 먹는다고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도둑게 굴

 

                                                                                    덤불을 타고 오른 도둑게

 

                                                                       굵은 나무줄기를 타고 숨바꼭질 하는 도둑게

 

용산전망대를 오르다보면 만난다.

여름이면 바닷가 산 위에까지 올라가서 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게 가운데 나무를 타는 하나뿐인 게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사람하고 숨바꼭질 하는 게다.

이리 보려고 하면 저리 피하고, 요리 볼라치면 조리로 잽싸게 숨어버린다.

 

                                                                                 집게발이 푸른빛을 띠는 칠게

 

                                                                                  칠게가 많은 거차마을 갯벌

 

와온마을 갯벌에 농게가 많다면

건너편 거차마을 갯벌에는 칠게가 많다.

우리나라 갯벌에서 가장 흔하고 많은 게였지만

낙지 같은 다른 생물을 잡는 데 미끼로 쓰면서 수가 많이 줄었다고 한다.

 

                                                                 두 집게발로 갯벌 흙을 빠르게 주워 먹는 칠게

 

                                                                                    해바라기 하는 칠게

 

 

날씨가 좋은 날에는 다리를 넓게 벌리고 서서 해바라기를 한다.

진흙이 하얗게 말라붙을 때까지 기다린다.

그래서 진흙 속에 있는 기생충을 모두 죽인다고 한다.

 

                                                                                           농게 암수

 

농게 암수는 사뭇 다르게 보인다.

수컷 농게는 커다란 한 쪽 집게발을 뽐낸다.

커다란 한 쪽 집게발을 든 채로 작은 집게발로만 먹이를 먹는다.

작은 집게발로 큰 집게발 구석구석 청소까지 한다.

큰 집게발은 힘겨루기에만 쓰는 것 같다.

두 집게발이 작은 암컷은 두 발로 아주 빠르게 먹이를 먹는다.

 

                                                                    큰 집게발을 걸고 힘을 겨루는 농게 수컷

 

수컷 농게 싸움은 어떨까?

한 쪽 집게발이 아주 크지만 서로 물어뜯지 않는다.

큰 집게발을 벌린 채 걸고는 서로 밀치면서 힘을 겨룰 뿐이다.

서로 물어뜯고 죽이지 않는다.

 

점점 더 자기 이익에 빠져 서로 물어뜯고, 죽이는

볼썽사나운 사람 전쟁하고는 달라도 참 다르다.

 

                                             고라니 길 - 늘 고라니가 밟고 다녀서 아무 것도 자라나지 못한다

 

크다고 옳거나 힘이 있는 것은 아니다.

작다고 힘이 없거나 모자라지도 않다.

 

 

 

 

 

 

 


Posted by 곰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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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다.

임진강 빙애여울에 머물던 두루미, 재두루미가 지난주에 떠났다.

 

 

군남댐 때문일까?

장군여울에 이어 두루미, 재두루미가 머물던 빙애여울도 물에 잠겼다.

두루미가 떠날 때까지 만이라도 빙애여울이 물에 잠기지 않기를 바랐는데…….

 

 

 

 

하늘을 누비며 떠나는 모습은 참말 아름답지만

내 곁을 떠났다는 생각에 울적해진다.

다시 보려면 일고여덟 달은 기다려야 한다.

올 겨울에도 어김없이 우리 곁에 오기를 마음모아 빈다.

 

 

3월 15일 밤늦게 순천에 갔다.

흑두루미를 볼 수 있을까?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16일 새벽에 일어나 와온마을 농주리로 갔다.

매화며 산수유 꽃이 만발했다.

 

 

 

흑두루미가 있다! 그런데 늦었다.

벌써 수십 마리씩 날아서 어디론가 옮겨가고 있었다.

6시 40분인데, 갯벌에는 몇 마리만 남았다.

어디로 옮겨갔을까? 대대마을로 갔을까?

대대마을로 가 보았다.

대대마을에는 보이지 않았다.

 

 

 

 

갈대밭에 있을까?

겨울을 난 갈대는 여전히 아름답다.

곧 땅바닥에서 파란 싹을 틔울게다.

갈대밭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용산전망대를 올랐다.

멀리 갈대밭 사이에 가물가물 청둥오리 같은 오리 떼만 보였다.

어, 흑두루미다!

아주 먼 갈대밭 사이에서 쉬고 있던 흑두루미가 날아올랐다.

또 수십 마리씩 날아올랐다.

그러고는 반대편으로 돌아 대대마을 쪽으로 날아갔다.

 

 

 

 

대대마을로 다시 갔다.

속으로 빌고 빌었다. 올봄 마지막으로 만나게 해달라고.

없었다. 흑두루미는 보이지 않았다.

해가 나던 날이 구름이 끼고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런데, 흑두루미가 갈대밭에서 몇 마리씩 날아서 벌판으로 나왔다.

 

 

 

세상에나! 눈물이 났다.

바람이 불어서인지, 고마워서인지는 알 수 없다.

더군다나 구애춤까지 추었다.

정말 고맙고 고맙다.

며칠 전에 흑두루미가 천수만까지 올라왔다는 뉴스를 보았다.

곧 떠나 번식지로 올라가겠지만 순천만에는 흑두루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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