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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애여울

더 없을 두 번째 만남 어쩌다 시베리아흰두루미를 만난 뒤로 또 다른 설렘이 생겼다.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기대는 아니다. 어렴풋한 만남도 아주 특별하다. 겨울 햇볕이 마루 안으로 들어왔다. 두루미 재두루미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게으름을 피우다 늦은 2시 반쯤 집을 나섰다. 가는 길에 수십 마리 독수리가 하늘을 높게 빙빙 돌았다. 빙애여울에 다다르니 늦은 3시 반. 몇 안 되는 두루미 가운데 희멀건 두루미 두 마리가 눈에 띠었다. 설마, 설마, 그런데 몸빛이 모두 하얀 시베리아흰두루미다. 붉은빛 얼굴과 다리가 또렷하다. 두루미, 재두루미와 또렷이 다르다. 두루미, 재두루미와 같이 있어서 다른 것이 또렷하다. 내게는 더 없을 행운이다. 더보기
뜻하지 않은 소중한 만남 지난해 말부터 빙애여울을 자주 드나들었다. 이전까지 만해도 두루미 재두루미를 만나러 드나들었다. 이번에는 좀 달랐다. 민통선 안에 있는 연강갤러리에 그림 전시를 준비했다. 연강갤러리를 가려면 검문소에 신분증을 맡기고 빙애여울을 지나야 한다. 민통선 안에는 하나 뿐이 없는 전시장이라고 한다. 누가 멀고 험한 길을 와서 전시를 볼까 싶기도 했지만 딱딱하고 추운 곳이 누그러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50점 남짓 걸었다. 자연생명을 보러간다고 해서 어쩌다 만날 뿐 빈 걸음 하기 일쑤다. 오히려 전시 준비 때문에 드나들면서 귀한 만남을 가졌다. 하늘에서 보던 독수리와 흰꼬리수리가 몇 마리씩 여울에 앉아 있었다. 일부러 먹이를 주는 곳에서는 볼 수 있지만 빙애여울에서는 처음이다. 이번 겨울은 일찍 추위가 왔다. 댐이 생.. 더보기
떠나는 두루미 봄이 왔다. 임진강 빙애여울에 머물던 두루미, 재두루미가 지난주에 떠났다. 군남댐 때문일까? 장군여울에 이어 두루미, 재두루미가 머물던 빙애여울도 물에 잠겼다. 두루미가 떠날 때까지 만이라도 빙애여울이 물에 잠기지 않기를 바랐는데……. 하늘을 누비며 떠나는 모습은 참말 아름답지만 내 곁을 떠났다는 생각에 울적해진다. 다시 보려면 일고여덟 달은 기다려야 한다. 올 겨울에도 어김없이 우리 곁에 오기를 마음모아 빈다. 3월 15일 밤늦게 순천에 갔다. 흑두루미를 볼 수 있을까?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16일 새벽에 일어나 와온마을 농주리로 갔다. 매화며 산수유 꽃이 만발했다. 흑두루미가 있다! 그런데 늦었다. 벌써 수십 마리씩 날아서 어디론가 옮겨가고 있었다. 6시 40분인데, 갯벌에는 몇 마리만 남았다. .. 더보기
임진강 빙애여울 두루미 많은 사람이 두루미 하면 강원도 철원을 떠올린다. 하지만 연천군 임진강에도 철원 못지않게 많다. 독수리 하면 철원을 떠올린다. 하지만 연천에도 두루미 독수리뿐만이 아니라 쇠기러기, 비오리, 쇠오리 같은 겨울철새가 수없이 온다. 연천군 중면에는 독수리부대가 있는데 독수리가 많이 와서 지어진 이름이란다. 독수리부대 쪽으로 가면 민간인통제구역으로 들어가는 검문소가 있다. 주민등록증을 맡기고 조금 올라가면 탐조대가 설치되어 있는 장군여울이 나오고 조금 더 가면 빙애여울이 있다. 빙애여울은 물살이 빨라서 아무리 추워도 얼지 않는다. 빙애여울에는 무리지어 쉬고 있는 두루미, 재두루미가 늘 있다. 가만가만 다슬기 따위를 잡아먹는 두루미, 재두루미도 많다. 여울에 앉아 깃털을 다듬고, 머리를 파묻고 쉬다가도 뚜룻 뚜룻..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