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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백로

마당 꽃잔치 3월 12일, 산수유 꽃망울이 열리고 3월 13일, 겨울손님 대백로가 논둑에 모여앉아 깃털을 다듬고 휘릭 날아오른 뒤 다시는 집 앞 논에 오지 않았다. 3월 말로 들어서면서 산수유꽃이 피고, 작은 냉이 꽃다지 꽃이 피면서 마당에 꽃잔치가 벌어진다. 4월 들어 민들레가 피고 4월 11일, 화려한 개복숭아꽃이 피면서 꽃잔치가 이어진다. 더보기
마당에서 누리는 호강 시골집 좁은 마당, 몇 그루 나뭇잎 지고 난 나무에 참새 박새 쑥새, 노랑턱멧새 직박구리가 늘 찾는다. 매일 보아도 마냥 반갑다. 겨울 집 앞 논에는 쇠기러기 떼가 자주 날아들고 하루가 멀다 하고 대백로가 집 앞 논에서 쉬었다 간다. 아주 가끔 독수리가 앞 산 언저리를 떠돌다 가기도 한다. 그런 날이면 아쉽고 마음이 설렌다. 눈이 쏟아지고 녹고, 겨울이 가는 날에 뚜룻 뚜루루 뚜룻 뚜루루 어렴풋 두루미 소리가 들렸다. 놀랍다, 집에서 두루미를 보았다! 집 앞 하늘에 재두루미가 또렷이 나타났다 서서히 사라진다. 조금 뒤, 재두루미 무리가 또 지나갔다. 뒤이어 재두루미가 사라진 하늘을 휘감으며 독수리가 집 앞으로 왔다. 뜻밖이고 참 드문 날이다. 집에 앉아서 누릴 수 있는 호강은 다 누린 날이다. 더보기
겨울 오다 아침에 잠깐 눈이 펄펄 내렸다. 쇠별꽃 꽃봉오리, 옥향, 쥐똥나무에도 내렸다. 지난 주말에 영하 13도까지 내려가 춥더니 살고 있는 마을은 지금껏 영하 10도 안팎을 오르내린다. 2017년 10월 28일 한강하구 날씨만 겨울이 아니다. 겨울손님도 다 온 듯하다. 10월 초부터 기러기 소리가 들리고 간간이 보였다. 요즘은 한강 하구 갯벌을 까맣게 뒤덮고 있는 기러기 떼를 쉽게 본다. 보름 전까지도 떠날 채비를 하는 백로 무리를 임진강에서 보았다. 남쪽으로 떠났을까? 요즘은 보이지 않는다. 빈자리를 채우듯 겨울손님 대백로가 왔다. 며칠 전부터 집 앞 논에서 깃털을 다듬고 간다. 순천만 갈대밭이 누렇게 바뀌었다. 갈대밭 사이사이, 바닷물이 빠진 갯벌에서 쉬는 겨울손님이 가득하다. 바닷물에서 먹이를 잡는 겨울손.. 더보기
백로가 돌아왔다 살구꽃, 진달래가 한창이다. 눈언저리가 옥빛을 띠는 중대백로 무리가 먼저 고향을 찾았다. 따듯한 남쪽 나라에서 겨울을 나고 태어난 곳으로 돌아왔다. 눈언저리가 노란 중백로나 발가락이 노란 쇠백로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때로는 자리다툼을 하지만 관심은 다른 데 있다. 짝을 만나는 일이다. 한껏 장식깃을 뽐낸다. 꽁지깃을 세우는 공작새 못지않다. 빛을 받은 장식깃은 반짝이듯 빛난다. 지난겨울, 대백로와 왜가리가 집 앞 논을 찾았다. 논에 물이 없으니 먹을 것도 없다. 그저 웅크리고 앉아서 해바라기 하고는 갔다. 추위를 견디는 백로 왜가리가 안쓰럽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다. 많은 사람이 백로를 싫어한다. 똥을 싸서 나무를 죽게 하고 자동차에 똥을 싸기도 한다. 두루미나 저어새처럼 적은 숫자가 남은 것도 아니니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