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기러기'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7.12.02 아쉬운 여행
  2. 2017.11.24 겨울 오다
  3. 2017.03.06 임진강 빙애여울 두루미
  4. 2012.03.24 아직 떠나지 않은 쇠기러기 (1)

 

지난주에 강원도 철원을 다녀왔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철원 하면 두루미를 비롯한 독수리 같은 겨울철새가 떠오른다.

너른 벌판에 펼쳐진 갖가지 겨울철새를 보고 싶었다.

약속시간보다 서둘러 길을 나섰다.

학교와 15분쯤 떨어진 철새도래지 동송읍 이길리를 먼저 가볼 참이다.

 

 

 

이길리를 들어서면서 깜짝 놀랐다.

자동차가 휑휑 달리는 큰길가에 재두루미 한 가족 세 마리가 있었다.

수컷으로 짐작한 한 마리는 논둑에 서서 둘레를 살폈다.

어미로 짐작한 한 마리와 어린 재두루미는 쉬지 않고 낟알을 먹었다.

참 날도 좋고 화평하다.

 

 

 

 

뚜루루 뚜루루 뚜루루루

멀리서 두루미 소리가 들리면 어김없이 고개를 들어 살폈다.

붕 빠앙 쿵 쿵

쌩 달리는 자동차, 경적 소리, 공사하며 나는 소리.

두루미는 깜짝깜짝 놀라 고개를 쭈뼛쭈뼛 세웠다.

 

 

한탄강두루미탐조대쪽으로 들어서다 쇠기러기 떼도 만났다.

조금 일찍 나선 것을 잘했다 싶었다.

한 시간 남짓한 시간에 귀한 겨울손님을 만나 참 고맙다.

 

 

학교에서 급식을 먹고, 늦은 3시 반쯤 강의가 끝났다.

집으로 가다가 되돌아섰다.

강의 시간 때문에 한탄강두루미탐조대를 못 들어간 것이 끝내 아쉬웠다.

한탄강두루미탐조대에는 사진작가방이 있었다.

궁금해서 들어갔다.

두루미, 재두루미, 청둥오리 떼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거리도 그리 멀지 않아 들여다보고 사진을 찍기도 좋다.

 

 

 

‘야야 붙어붙어, 그렇지!’

‘싸워라 싸워, 싸워싸워!’

‘쿵쿵쿵, 삐그덕 탁’

‘저기 온다온다, 두 마리’

‘에잇 흔들려서 사진을 찍을 수가 있어야지’

서로들 원하는 장면이 나오라고 두루미에 대고 소리를 지른다.

조금만 힘주고 걸어도 방바닥이 울렁울렁 흔들린다.

방문을 쾅쾅 닫는다. 방이 아수라장이다.

“옆방에서 싸움이 벌어 졌어!”

“아니, 왜요?”

“한 사람이 사진을 찍다가 다른 데를 갔다 왔대요. 그런데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이 와서 사진을 찍는 거야. 그래서 그 자리는 내 자리니까 내놓으라고 했어요. 말이 돼?

아니 다른 데 갔다 왔으면 그만이지 내놓으라니, 지금도 싸우고 있어.”

 

 

사진 몇 장 찍다가 나오고 말았다.

사진작가방에는 두루미는 없고 사진만 있는 것 같다.

겨울손님 삶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남다른 장면을 잡아내는 것밖에 없어 보였다.

정말 자연을 담는 작가라면 이런 곳은 오지 않을 것 같다.

 

 

집으로 오는 길에 쇠기러기 떼를 만났다.

저물어가는 하늘을 무리지어 날았다. 끼니때다.

마음이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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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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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오다

궁시렁 궁시렁 2017.11.24 03:52 |

 

 

아침에 잠깐 눈이 펄펄 내렸다.

쇠별꽃 꽃봉오리, 옥향, 쥐똥나무에도 내렸다.

지난 주말에 영하 13도까지 내려가 춥더니

살고 있는 마을은 지금껏 영하 10도 안팎을 오르내린다.

 

                                                                                    2017년 10월 28일 한강하구

 

 

날씨만 겨울이 아니다. 겨울손님도 다 온 듯하다.

10월 초부터 기러기 소리가 들리고 간간이 보였다.

요즘은 한강 하구 갯벌을 까맣게 뒤덮고 있는 기러기 떼를 쉽게 본다.

 

 

 

보름 전까지도 떠날 채비를 하는 백로 무리를 임진강에서 보았다.

남쪽으로 떠났을까? 요즘은 보이지 않는다.

빈자리를 채우듯 겨울손님 대백로가 왔다.

며칠 전부터 집 앞 논에서 깃털을 다듬고 간다.

 

 

 

 

 

 

 

 

 

 

 

 

 

순천만 갈대밭이 누렇게 바뀌었다.

갈대밭 사이사이, 바닷물이 빠진 갯벌에서 쉬는 겨울손님이 가득하다.

바닷물에서 먹이를 잡는 겨울손님도 많다.

흑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고방오리, 흰죽지…….

퉁퉁퉁퉁퉁, 시끄러운 배가 다가오면 너나없이 날아오른다.

바다 일을 해서 먹고사는 사람이 띄운 배는 어쩔 수 없다.

구경꾼을 태운 배가 수시로 드나들면서 겨울손님을 괴롭힌다.

 

 

순천에서 야생조류 배설물에서 조류인풀루엔자가 검출 되었다고 한다.

구제역이든 조류인풀루엔자든 발병을 하면

감염 동물을 비롯한 언저리에 있는 멀쩡한 동물까지도 살처분 한다.

그러고는 많은 사람이 산채로 구덩이에 묻히는 동물을 보고 눈물 흘린다.

사람이 길러 먹으려던 동물이 병이 들면 예방이나 치료보다는 죽인다.

살처분 방식은 30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300년이 넘게 지나면서 다른 답은 없었을까?

좁은 공간에 가두어 기르다가 죽는 날까지 고통을 주어야 할까?

사람이 고기를 먹지 않는다면 아예 이런 일은 없다.

고기를 먹지 않는 게 힘이 들면, 먹으려고 기르는 동물을 줄이고,

한 사람 한 사람이 고기를 덜 먹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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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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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두루미 하면 강원도 철원을 떠올린다.

하지만 연천군 임진강에도 철원 못지않게 많다.

 

 

 

독수리 하면 철원을 떠올린다.

하지만 연천에도 두루미 독수리뿐만이 아니라

쇠기러기, 비오리, 쇠오리 같은 겨울철새가 수없이 온다.

연천군 중면에는 독수리부대가 있는데

독수리가 많이 와서 지어진 이름이란다.

 

 

독수리부대 쪽으로 가면 민간인통제구역으로 들어가는 검문소가 있다.

주민등록증을 맡기고 조금 올라가면 탐조대가 설치되어 있는 장군여울이 나오고

조금 더 가면 빙애여울이 있다.

빙애여울은 물살이 빨라서 아무리 추워도 얼지 않는다.

 

 

 

 

 

 

빙애여울에는 무리지어 쉬고 있는 두루미, 재두루미가 늘 있다.

가만가만 다슬기 따위를 잡아먹는 두루미, 재두루미도 많다.

 

 

 

여울에 앉아 깃털을 다듬고, 머리를 파묻고 쉬다가도

뚜룻 뚜룻 뚜루루룻 뚜루룻 하고 시끄럽게 울 때가 있다.

참 민망하게도 자기보다 아주 작은 비오리가 다가와서다.

 

 

 

 

빙애여울 둘레로는 율무 밭이 많다.

율무 밭에는 율무를 주워 먹는 두루미, 재두루미가 많다.

철원은 논에서 두루미를 볼 수 있지만

연천은 여울과 율무 밭에서 두루미를 볼 수 있다.

 

 

 

 

 

빙애여울 바로 옆 밭에는 고라니가 자주 나타난다.

짓궂게도 두루미를 자주 놀래 킨다.

그렇지만 그리 길게 가지는 않는다.

조금 지나면 각자 자기 할 일을 한다.

먹기도 하고 늘어지게 쉬기도 한다.

싸우려는 것은 정말 아닌 듯하다.

장난 치고 같이 놀자고 다가선 듯하다.

 

 

본래는 빙애여울 밑 장군여울에 두루미가 많이 내려앉았다고 한다.

그런데 군남댐이 생긴 뒤 장군여울은 물에 잠겼다.

댐이 생기면 사람이나 동물이나 식물이나 모두 삶터를 잃고 쫓겨난다.

 

 


Posted by 곰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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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지 다시 가는지?

밤에는 영하 3~4도를 오르내리고

진눈개비가 날렸다.

뒷동산에서 거친 파도소리가 난다.

거센 바람에 큰 나무가 휘청거리고

날아가는 까치가 바람에 밀린다.


아직 떠나지 않은 쇠기러기는

하늘을 날다가 논에 내려앉아 해바라기를 한다.


쇠기러기도 무심해진 걸까?

여기저기 파헤치는 것을 많이 보아서 일까!

좌우에서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공사를 해도

아랑곳 하지 않고 쉬었다 간다.


Posted by 곰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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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3.1 phillip lim bag 2012.08.17 16:3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직 RC버전이지만 다양한 종류의 기능들이 많이 생겼으니 틈틈이 프리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