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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새

마당에서 누리는 호강 시골집 좁은 마당, 몇 그루 나뭇잎 지고 난 나무에 참새 박새 쑥새, 노랑턱멧새 직박구리가 늘 찾는다. 매일 보아도 마냥 반갑다. 겨울 집 앞 논에는 쇠기러기 떼가 자주 날아들고 하루가 멀다 하고 대백로가 집 앞 논에서 쉬었다 간다. 아주 가끔 독수리가 앞 산 언저리를 떠돌다 가기도 한다. 그런 날이면 아쉽고 마음이 설렌다. 눈이 쏟아지고 녹고, 겨울이 가는 날에 뚜룻 뚜루루 뚜룻 뚜루루 어렴풋 두루미 소리가 들렸다. 놀랍다, 집에서 두루미를 보았다! 집 앞 하늘에 재두루미가 또렷이 나타났다 서서히 사라진다. 조금 뒤, 재두루미 무리가 또 지나갔다. 뒤이어 재두루미가 사라진 하늘을 휘감으며 독수리가 집 앞으로 왔다. 뜻밖이고 참 드문 날이다. 집에 앉아서 누릴 수 있는 호강은 다 누린 날이다. 더보기
머리깃을 세우고 마당을 찾는 쑥새와 노랑턱멧새 머리깃을 세우고 눈 덮힌 마당에서 먹이를 찾는 쑥새 작업실 뒤곁과 앞마당에는 열 그루가 넘는 나무가 있다. 그래서 사시사철 마당에 온갖 새가 찾아든다. 나무 가운데서도 가지가 빽빽한 명자나무는 작은 새가 자주 찾는다. 쑥새 마당을 찾는 새 가운데 머리깃을 자주 세우는 새가 있다. 쑥새다. 쑥새는 겨울철새라서 겨울 언저리에만 마당을 찾는다. 노랑턱멧새 머리깃을 자주 세우는 녀석이 또 있다. 쑥새와 생김새나 크기가 비슷하지만 눈썹선과 턱이 노란 노랑턱멧새도 사시사철 마당을 찾는다. 겨울은 새나 야생동물에게는 먹이가 모자라는 철이다. 더군다나 눈이 오면 먹이를 찾기가 더 힘들어진다. 마당에 눈이 잔뜩 쌓인 날 눈 위를 걸으며 먹이를 찾는 쑥새와 노랑턱멧새를 자주 본다. 그나마 바랭이나 강아지풀 이삭 몇 가닥이.. 더보기
앞마당 쑥새 작업실 마당에 철따라 많은 새가 드나든다. 방울새, 때까지, 박새, 딱새, 노랑지빠귀, 호반새, 노랑턱멧새…… 언젠가는 참새를 잡으려고 참매가 날아든 적도 있다. 추운 겨울에 새들은 무리지어 날아들 때가 많다. 그 가운데 머리깃을 자주 세우는 쑥새가 있다. 쑥새는 가을에 우리나라를 찾아와 봄에 떠나는 흔한 겨울철새다. 풀씨나 열매를 즐겨 먹는다. 게으른 집주인이 겨울을 나는 새에게 도움이 되는 걸까? 마당에 풀을 제대로 뽑지 않아 덮인 눈 사이로 풀씨가 삐죽삐죽 고개를 내밀었다. 두껍게 얼어붙은 눈밭을 두리번두리번, 잰 걸음으로 풀씨를 찾아 헤매는 쑥새가 겨울철 굶주리는 야생동물을 떠올리게 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