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시렁 궁시렁'에 해당되는 글 76건

  1. 2020.09.08 태풍 사이사이
  2. 2020.07.26 비 그친 사이
  3. 2020.06.01 집 앞 논에서 (1)
  4. 2020.01.03 새벽안개
  5. 2019.11.03 안개, 물안개
  6. 2019.07.27 덜 개인 동해 표정
  7. 2019.04.24 봄님이 빠르다
  8. 2019.01.03 동해안 나들이
  9. 2018.12.04 가을 끝자락을 잡은 초겨울
  10. 2018.11.04 가을빛

거센 비바람을 몰고 태풍 바비가 왔다.

논에 벼가 쓰러질듯 휘청이고, 대추나무가 부러지고,

아직 여물지 않은 밤송이가 후드득 떨어졌다.

 

큰 것이 꺾이고 흔들려도, 작은 달개비 꽃이 피었다.

비바람 속에서 부추 꽃도 피어 있다.

잠깐 비가 멎은 사이 네발나비가 날아든다.

꿀벌, 알통다리꽃등에, 집파리, 눈루리꽃등에가

붕붕 덩치 큰 순둥이 호박벌이 부추 꽃 꿀을 빤다.

 

바비가 오기 전 날 심은 배추 모종이 버티고 있다.

뿌린 무씨가 곧게 싹이 트고 둥근 떡잎을 냈다.

철망 울타리에 집을 지은 쌍살벌 왕바다리는 북적이고

어린 참개구리가 마당을 이리저리 둘러본다.

 

태풍 마이삭이 비를 뿌린다.

깃동잠자리 대여섯 마리가 전깃줄에 앉아 비를 맞는다.

몸과 날개에 젖어들지 않고 동글동글 물방울이 맺는다.

가끔 제자리에서 날았다 내려앉으며 물방울을 털어 낸다.

 

비바람이 멎은 사이 어린 중대백로가 논둑을 걷는다.

여기 보고, 저기 보고, 하늘도 보고, 어 논에!

어느새 미꾸라지를 낚아챘다.

얼른 삼키기 어설픈지 한참 물고 있다 삼킨다.

 

오랜만에 논으로, 무 배추 심은 마당으로 볕이 들었다.

배추는 한층 자라고 무는 떡잎 사이로 본잎이 나왔다.

맑은 남색 나팔꽃이 피고

호박꽃과 달개비 꽃이 어울려 춤추듯 피었다.

 

붉디붉은 봉숭아꽃은 단물을 좋아하는 개미를 부르고

씨앗을 맺으며 핀 부추 꽃은 긴꼬리제비나비, 큰흰줄표범나비를 부른다.

꼬마꽃등에는 애기똥풀 꽃을 찾고

왕꽃등에는 부추 꽃 꿀을 빨다 명자나무 이파리에서 쉰다.

 

마당 구석구석에 한련초, 털별꽃아재비 꽃이 피었다.

뒤꼍에 쥐손이풀 꽃이 피고, 풀 마디가 소 무릎을 닮은 쇠무릎 꽃이 핀다.

철 계단 밑에서, 처마 밑에서 어리별쌍살벌은 후손이 태어나기를 기다리고

산왕거미는 자리를 옮겨 그물을 쳤다.

 

태풍 하이선이 지나가면서 큰 상처가 남았다.

언젠가 홍수가 왜 나는지를 여러 전문가가 꼼꼼히 살핀 적이 있다.

결론은 사람이 물길을 돌리고 땅을 쓰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많은 비가 오면 물은 가던 길을 찾아가면서 사람이 쓰는 땅을 뒤엎었다.

사람이 편히 살자고 자연에게 상처를 주고 숨길을 막지는 않는지?

마당에 핀 작은 꽃이, 바로 똥을 누고 간 지렁이가 살아 있어 고맙다.

마당에 핀 꽃을 찾은 꿀벌에게 앞으로도 올 수 있겠냐고 묻는다.

 

구름 사이로 해가 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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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그친 사이

궁시렁 궁시렁 2020. 7. 26. 11:32 |

가뭄 끝에 비가 온다.

장맛비가 온다.

잠시 그친 사이에

환한 참나리가 빗속에서 피었다.

도라지도 능소화도 밝게 피었다.

 

갓 깨어난 어린 개구리가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뛴다.

 

빗방울이 옥수수수염에 매달리고

거미줄에 달렸다.

빛을 머금은 물방울은 맑다.

 

뒤뜰에 꽃이 층층 피는 층층이꽃이 피고

꽃이 아주 작은 파리풀 꽃이 피었다.

파리보다 작은 호리꽃등에가

비 그친 사이에 파리풀 꿀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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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그렇듯 집 앞 논을

갈고, 물을 대고,

써레질을 했다.

 

무논에 왜가리가 오고

중대백로가 오고

깃털을 다듬고, 장식깃을 뽐낸다.

 

까치가 논둑에서 야단법석

무슨 일일까? 중대백로가 흘낏거리고

뒤에 살피니, 귀하디귀한 황구렁이와 실랑이를 벌였다!

 

여릿여릿 파릇파릇 모가 자라고

중백로 날랜 부리질에 참개구리 잡혔다.

삼키려 해도 되나오고, 되나오고.

 

조금만 작았어도……,

사냥도 힘들지만 삼키기도 힘들다.

몇 번을 거듭하고서야 힘겹게 삼킨다.

 

중대백로, 올챙이를 후룩후룩 물마시듯

넘기고, 넘기고, 미꾸라지를 넘기고, 넘기고

먹고사는 것은 중백로나 중대백로나, 쉽지 않다.

 

논둑에 훤칠한 고라니가, 멋진 고라니가 왔다.

뒷다리가 불편한 고라니

불편한대로 잘 살면 좋겠다.

 

이팝나무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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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쿤달 2020.06.13 22:00 Address Modify/Delete Reply

     

새벽안개

궁시렁 궁시렁 2020. 1. 3. 23:55 |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안개 끼고

콧날을 애는 새벽바람이 분다.

마른 풀 잎 떨군 겨울 나뭇가지에

뽀얗게 안개가 얼어붙었다.

 

겨울 나뭇가지에 뽀얗게 안개가 얼어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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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물안개

궁시렁 궁시렁 2019. 11. 3. 21:42 |

 

백학저수지
백학저수지
백학저수지

단풍 쓸쓸한 날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가뭄 한때 바닥 절반을 드러냈던 저수지에 물이 그득 차고

이른 아침을 맞아 아물아물 물안개 핀다.

 

안개 속으로 오리 떼가 빠르게 난다.

물안개 피는 저수지로 흰뺨검둥오리 한 쌍이 날아든다.

어울려 가다가도 등 돌리고, 또 헤어질듯 등 돌리지만

금방 만나 몸단장 하고, 곁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

 

일교차 큰 쌀쌀한 가을날 안개가 밀려든다.

바로 앞에 있는 나무 뒤가 뿌옇고, 뿌연 나무 뒤는 무엇인지 모른다.

앞뒤를 잴 수 없는, 안개 뭉실 대는 날이 좋다.

 

안개가 언제까지 좋을까?

자연스럽게 생긴 안개일까, 미세먼지 때문일까?

습기와 기온 차이로 생긴 안개일까, 스모그일까?

이걸까 저걸까 묻지 말고, 안개가 좋은 날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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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고

비가 쏟아지고

파도가 몰아치고

바다 표정이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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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DMZ 평화인간띠잇기를 준비하는 이들과

임진강가에 공연할 자리를 둘러보고 살폈다.

날은 맑아도 미세먼지로 눈이 뿌옇고

언제 추웠나 싶게 땀이 난다.

 

4월 들어서도 한동안 새벽 기온이 영하였다.

4월 중순 들어 민들레보다 먼저 서양민들레 꽃이 피었다.

꽃다지 꽃이 피고, 냉이 꽃이 피고,

개나리 제비꽃 꽃마리, 진달래가 피고

4월 16일, 마당에 환한 민들레가 피었다.

메마른 듯 보이던 살구나무에서 하얀 꽃이 피었다.

 

민들레(왼쪽)와 서양민들레
민들레
ㅣ민들레
ㅣ민들레
ㅣ민들레
서양민들레
서양민들레
서양민들레
서양민들레
ㅣ민들레와 서양민들레 비교 그림

지난 4월 2일에 집 앞 논을 갈았다.

시끄럽긴 했지만 개구리 울음소리 생각에 흐뭇하다.

16일부터 서서히 논에 물이 들더니

19일, 임진강가에서 보던 백로가 앞 논에 왔다.

 

앵두꽃
살구꽃
자두꽃
봄맞이꽃
개복숭아
명자나무 꽃
산벚나무 꽃

이젠 꽃 세상이다.

개나리, 살구꽃, 진달래, 매화,

자두나무, 벚꽃, 목련이 한창 피고 진다.

명자나무 꽃이, 개복숭아 꽃이 맑게 피어오르고

올해 처음 뒷마당 산벚나무에 하얀 꽃이 달렸다.

 

백목련
백목련
자주목련
목련
목련

우리가 흔히 보는 목련, 자주빛 목련은 중국 원산 백목련, 자주목련이다.

우리 목련은 가녀리고 탐스럽지도 않다.

 

마당에 꽃이 피면서 딱새가 서성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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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이가 무작정 속초를 가잔다.

동해 쪽으로 가 본 지가 십삼사 년은 되었다.

어찌된 일인지 서해나 남쪽 바다로 가는 일만 있었다.


아주 오랜만에 동해안 나들이를 나섰다.

속초를 지나 동명항을 둘러보고 낙산에서 머물렀다.

다음날 서두르지 않고 고성쪽으로 올라갔다.

말만 속초일 뿐, 툭 트인 동해를 보고 싶었던 걸게다.



                                                              아는 이는 돌을 보면 세운다.


바닷가를 따라 갔다.

아야진항에서 짧은 시간을 보냈다.

볕은 눈부시고, 검푸른 바닷물은 속이 비친다.


                                                                                                           백도


                                                                                                           죽도


하얀 섬 백도에서 죽도에 이르기까지 더없이 좋다.

흐름새 타고 밀려오는 파도와 모래사장이 따사롭다.

추운 겨울 마다하지 않고 파도타기를 하는 이가 많다.





재갈매기도 파도타기를 한다.

파도가 밀려오기를 기다린다.

파도가 다가오면 부리나케 부리질을 하다 날아오른다.






다시 내려앉아 파도를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무엇을 부리에 물고 모래밭으로 나온다.

게다, 파도에 밀려오는 게를 낚아챘다. 



사람은 파도와 놀고, 재갈매기는 목숨을 잇는 부리질을 한다.


하늘 볕이 맑고, 물이 맑다.

살고 있는지 되돌아보는 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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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암사 감나무 


                                                                    선암사 남천  


경기 북부 연천은 영하 십 도 밑이 코앞에 있다.

며칠 전 다녀온 남쪽은 아직도 가을이 남아 있다.

새벽녘 바닷가를 걸어도 쌀쌀할 뿐 겨울 추위는 아니다.       




가을부터 온 겨울손님이 곳곳에 그득하다.

청둥오리, 비오리, 고방오리, 쇠오리 무리가

갖갖 빛깔 점점을 그리며 한판 장을 펼쳤다.     






오리 사이로 부리질을 하던 노랑부리저어새가

한숨 고르며 깃털을 다듬고, 한가로이 쉰다.

고개를 주뼛 세운 흑두루미를 초병 삼아 쉬고

분주히 부리를 저어저어 부리질을 하며 오간다.    








군데군데 겨울을 거부하듯 갈대가 푸르고

검붉게 물든 칠면초는 가을이 한창인 듯하다.

붉은 칠면초 밭에서 긴 부리가 휜 마도요가

내려앉았다 날아올랐다, 긴장감을 일으킨다.              






몸을 웅크리고 쉬는 노랑부리저어새가 마냥 평화롭고

억새가, 갈대가, 날아오른 마도요가 빛 받아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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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빛

궁시렁 궁시렁 2018. 11. 4. 00:04 |


발길마다 가을빛이 들었다.


                                                              2018년 10월 25일   백양사 가는 길에 


                                                                                      2018년 10월 24일   순천만 갈대밭


                                                                               2018년 10월 24일   붉게 물든 순천만 칠면초


산들에도 들고, 바다에도 들었다.


                                                                                   2018년 10월 25일   백양사 가는 길에 


                                                                                     2018년 10월 24일   순천만 갈대


                                                                                2018년 10월 24일   순천만 갈대와 칠면초  


빛을 타고 드는 가을빛이 시리다.

빛 뒤로 파고드는 바람이 매섭다. 


                                                                                      2018년 10월 9일   연천군 중면에서 


                                                                                  2018년 10월 23일   노랑부리저어새 


                                                                                      2018년 10월 23일   흑두루미 


시월 초 겨울손님 기러기가 들었다.

노랑부리저어새, 흑두루미도 들었다.

입동 며칠 앞이다.

겨울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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