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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마당 오랜만에 소리가 들린다. ‘찌이 찌이 찌이’ ‘추작추작 추작’ ‘키키키키키 키키’ 아침부터 힝둥새와 참새가 때까치와 딱새가 소리를 낸다. 쇠딱따구리는 툭툭 투둑투둑 나무 쪼는 소리를 낸다. 게으른 삶은 시간이 갈수록 소리가 없다. 힘든 날이 새로 돋는 새벽이 좋다. 더보기
덜 개인 동해 표정 바람이 불고 비가 쏟아지고 파도가 몰아치고 바다 표정이 우울하다. 더보기
초여름 꽃잔치 열흘 전쯤부터 아주 진한 향기가 퍼졌다. 인동과 쥐똥나무 꽃내음이다. 육 년 전, 오래된 시멘트 울타리를 헐어내고 쥐똥나무를 심었다. 쥐똥나무는 절로 잘 자라고 꽃을 피웠다. 올해는 키가 놀랍게 자라고 꽃내가 넘친다. 다른 해와 달리 인동덩굴이 무성하고 꽃내가 진하다. 키를 넘게 자란 쥐똥나무를 자르다 벌에 쏘였다. 벌이 와서 쏘는 것을 보면서도 피할 수 없었다. 순간인지라 따갑고 아프기만 했다. 조금 뒤 속이 메슥거리고, 눈이 아물거려서 주저앉고 말았다. 쥐똥나무 가지에 뱀허물쌍살벌이 집을 짓고 있었다. 알을 낳고, 일벌이 태어나기를 기다리던 암벌에게 제대로 쏘였다. 봄부터 쌍살벌이 왔다 갔다 했어도 벌집을 보지 못했는데, 파라솔 밑에, 처마 밑에, 쥐똥나무 가지에 집을 짓고 벌이 태어나고 있었다. 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