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 아침부터 앞 논 가을걷이를 한다. 서걱서걱 낫으로 벼 베는 소리와 몰아쉬는 사람 숨소리 대신 온 동네 떠나갈듯 한 기계소리만 난다. 요즘 빠르고 편리한 기계로 농사를 짓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르지만 왠지 사람 냄새가 나지 않아 허전하다. 가을걷이를 기계로 하게 되면서 낟알이 더 많이 떨어진다고 한다. 더군다나 예전처럼 낟알을 줍지도 않는다. 겨울철새들에겐 먹이가 늘어난 셈이니 한 편으로는 좋을 수 있다. 더보기 죽살이 사람이든 동식물이든 삶과 죽음이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아주 작은 실수로 목숨이 위태로워지기도 하고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목숨을 잃기도 한다. 눈에 띄지 않게 몸 색을 검게 바꾸고 있는 청개구리 어떻게 해서 이렇게 됐을까? 환삼덩굴 줄기에 있는 가시에 걸려 빠져나오지 못하는 지렁이 어쩌다 죽은 참개구리 한 마리 개미떼가 몰려들고 벌 한 마리가 눈치를 보며…… 거미줄에 칭칭 감겨 거미에게 먹힐 벌레와 무당거미가 체액만 빨아먹고 남긴 벌레 껍데기 더보기 왕사마귀 자세 가을이 되면서 왕사마귀 배가 불룩하다. 움직임도 둔하고 한 곳에서 오래 머문다. 이제 곧 알만 남긴 채 죽음을 맞을 때다. 더보기 이전 1 ··· 38 39 40 41 42 43 44 ··· 6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