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초겨울 바람이 지나간 자리마다 앙상한 나뭇가지가 남았다. 대추는 사람 주고, 이파리는 바람에 건넨 대추나무 마른 가지만 남아 하늘을 맞는다. 밤톨 떨어지고, 이파리 몇 닢 남은 밤나무 오색딱다구리 가끔 찾아와 노크를 한다. 뚝 뚜둑 뚜두두두두둑 뚝 뚝 뚜둑 빠른 Drumming 대신 느리게, 묵직하게 말을 건넨다. 대추나무 타고 올라 늘어진 노박덩굴 이 나무 저 나무 이파리 지고 나니 때깔 고운 열매가 도드라진다. 더보기 안개 아침, 안개가 자욱하다. 마당 너머 논이 보이질 않는다. 사물이 희미하고 경계가 없다. 자잘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잡티 없고 깨끗하다. 깊은 안개 속으로 빨려든다. 더보기 새끼 고양이 바람이 살랑 댄다. 마른 강아지풀이 흔들린다. 새끼 고양이 한 마리 강아지풀을 노려본다. 한 쪽 발을 슬그머니 내밀어 잽싸게 낚아챈다. 몇 차례 장난질을 치고는 등을 돌려 몸단장을 한다. 더보기 이전 1 ··· 35 36 37 38 39 40 41 ··· 6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