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보러 나간 서울
딸아이 똑딱이를 빌려서 시내 한복판에 섰다.
먹구름이 끼었다가 내리쬐는 땡볕.
점심시간을 맞아 거리로 밀려나온 사람, 사람.
앞 다투어 크고 높게 세워지는 빌딩.
낯설다, 숨 막힌다.
그래도 낯설지 않은 옛 궁전이 숨을 쉬게 한다.
참매미 날개돋이가 한창이다.
나무마다 서너 네댓 마리씩 붙어서 운다.
개발, 개발 또 개발.
맞서 버티는 오래된 집은 응달 속으로 묻힌다.
번뜩이는 불빛, 어지러운 간판.
사람을 짓누르는 이 도시는 어디까지 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