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중순에 들어서면서 집 앞 논을 써레질하고 여름손님이 날아들었다.
황로가 날아들어 깃털을 다듬고 쇠백로, 중대백로, 왜가리가 날아들었다.
왜가리인가? 하루는 잿빛 큰새가 날아들었다.
자세히 살피니 우리나라 도감에도 나오지 않는 처음 보는 새다.
기러기만큼 몸집은 크지만 아주 앙증맞고 예쁜 새다.
알아보니 가장 높게 나는 새로 알려진 인도기러기다.
인도기러기는 산악호수가 많은 중앙아시아에서 번식하고
인도에서 겨울을 나려고 히말라야산맥을 넘는다고 한다.
어떤 블러그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서산에서 2마리를 만났다고 한다.
어떤 경로를 거쳐서 인도기러기 2마리가 집 앞 논에 왔는지는 알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주 드물게 길 잃은 새로 발견된다고 하니
아무쪼록 건강하게 제 길을 찾기 바랄뿐이다.
요즘 인도기러기가 다녀간 자리에서 개구리가 울어댄다.
올해는 유난히 대낮에도 시끄럽게 울어대더니 오늘은 한 마리도 울지 않는다.
매서운 왜가리가 나타난 것을 알았을 게다.
왜가리도 움직이지 않는다.
개구리가 먼저 움직였을까? 개구리가 잡혔다.
집 앞 무논에서는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백로 왜가리와 개구리가 먹고 먹히는 전쟁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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