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학저수지에 날아든 물닭
날씨가 쌀쌀해지면 백학저수지에 물닭이 날아든다.
검은 몸 빛깔에 흰 부리와 흰 이마가 뚜렷한 물닭은
물 위를 오갈 때면 마치 검은 옷에 흰 셔츠를 입은 멋쟁이 같다.
노 같은 발가락을 가지고 있는 물닭은
잠수를 잘하고 헤엄도 잘 친다.
위험이 닥치면 물위를 박차고 뛰어 도망가기도 잘한다.
안개 낀 백학저수지
물닭이 노니는 백학저수지는 어릴 적 썰매 타는 곳이었다.
집 앞 논에서 썰매를 타다가 조금 답답하다 싶으면
몇몇이 모여 썰매를 둘러메고 백학저수지로 걸어갔다.
두껍게 언 널따란 저수지는 가슴을 탁 트이게 하고
썰매를 타고 달리고 달려도 끝이 없었다.
찬바람 맞은 볼은 벌겋게 얼어도 속은 훈훈히 달아올랐다.
비룡대교 밑 안개 낀 임진강그 때만해도 적성면에서 백학면으로 넘어오는
비룡대교를 건너면 민간인통제구역이었다.
그래서 외지 사람이 들어오는 일은 쉽지 않았다.
1990년 뒤로 민통선이 위로 물러나면서
백학저수지는 낚시꾼들이 많이 찾는 낚시터가 되었다.
백학저수지 위를 나는 흰뺨검둥오리노 같은 물닭 발가락
백학저수지 밑으로 흐르는 석장천을 찾아온 비오리
석장천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쇠오리
민통선이 물러나고 사람이 드나들면 무엇 하나.
천안함, 연평도 사건이 터지면서
백학저수지는 다시 꽝꽝 얼어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