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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시렁 궁시렁

창경궁 나들이


지난 주말에 궁궐을 걸었다.

길을 나설 때는 창덕궁 후원을 걷고 싶었다.

예약이 꽉 차는 바람에 바로 옆 창경궁을 걸었다.






정말 오랜만이라서 그런지 구석구석 눈길이 갔다.

전각과 나무가 어울리는 장면 하나하나가 그림이다.

많은 이에게는 창경궁보다는 창경원이 더 익숙한 이름일 수 있다.

순종이 즉위하면서 덕수궁에서 창덕궁으로 거처를 옮겼다.

일제는 순종을 위한답시고 창경궁 전각을 헐어내고 동물원과 식물원을 세운다.

덧붙여서 이름을 창경원으로 바꾸어 궁궐을 놀이공원으로 격하시켰다.

1980년대 초까지 창경원이라는 이름으로 궁궐이 아닌 서울 대표 유원지였다.

많은 이가 기억하는 창경원 밤 벚꽃놀이가 이때 일이다.



창경궁은 임진왜란 때 만이 아니라 잦은 불로 다시 짓기를 반복했다.

숙종은 사랑하던 장희빈을 창경궁에서 처형했고

영조는 아들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두고 굶겨 죽인 곳이 창경궁이다.


                                                                          처진개벚나무



                                                                            별목련





수많은 아픔을 떠안은 창경궁은 봄이 한창이다.

갖가지 꽃이 피어나고 맑고 또렷한 빛깔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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