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시렁 궁시렁'에 해당되는 글 68건

  1. 2018.12.04 가을 끝자락을 잡은 초겨울
  2. 2018.11.04 가을빛
  3. 2018.08.11 절절 끓는 땡볕 마당
  4. 2018.06.11 아이들과 손모내기
  5. 2018.04.20 창경궁 나들이
  6. 2018.01.12 뜻하지 않은 소중한 만남
  7. 2017.12.02 아쉬운 여행
  8. 2017.11.24 겨울 오다
  9. 2017.10.13 가을 마당
  10. 2017.09.05 여름이 남기는 것

                                                                   선암사 감나무 


                                                                    선암사 남천  


경기 북부 연천은 영하 십 도 밑이 코앞에 있다.

며칠 전 다녀온 남쪽은 아직도 가을이 남아 있다.

새벽녘 바닷가를 걸어도 쌀쌀할 뿐 겨울 추위는 아니다.       




가을부터 온 겨울손님이 곳곳에 그득하다.

청둥오리, 비오리, 고방오리, 쇠오리 무리가

갖갖 빛깔 점점을 그리며 한판 장을 펼쳤다.     






오리 사이로 부리질을 하던 노랑부리저어새가

한숨 고르며 깃털을 다듬고, 한가로이 쉰다.

고개를 주뼛 세운 흑두루미를 초병 삼아 쉬고

분주히 부리를 저어저어 부리질을 하며 오간다.    








군데군데 겨울을 거부하듯 갈대가 푸르고

검붉게 물든 칠면초는 가을이 한창인 듯하다.

붉은 칠면초 밭에서 긴 부리가 휜 마도요가

내려앉았다 날아올랐다, 긴장감을 일으킨다.              






몸을 웅크리고 쉬는 노랑부리저어새가 마냥 평화롭고

억새가, 갈대가, 날아오른 마도요가 빛 받아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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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빛

궁시렁 궁시렁 2018.11.04 00:04 |


발길마다 가을빛이 들었다.


                                                              2018년 10월 25일   백양사 가는 길에 


                                                                                      2018년 10월 24일   순천만 갈대밭


                                                                               2018년 10월 24일   붉게 물든 순천만 칠면초


산들에도 들고, 바다에도 들었다.


                                                                                   2018년 10월 25일   백양사 가는 길에 


                                                                                     2018년 10월 24일   순천만 갈대


                                                                                2018년 10월 24일   순천만 갈대와 칠면초  


빛을 타고 드는 가을빛이 시리다.

빛 뒤로 파고드는 바람이 매섭다. 


                                                                                      2018년 10월 9일   연천군 중면에서 


                                                                                  2018년 10월 23일   노랑부리저어새 


                                                                                      2018년 10월 23일   흑두루미 


시월 초 겨울손님 기러기가 들었다.

노랑부리저어새, 흑두루미도 들었다.

입동 며칠 앞이다.

겨울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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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대는 땡볕에 땅 하늘이 절절 끓는다.

날씨 예보를 보아도 누그러들 낌새가 없다.

비가 오지 않아도, 땅이 지글거려도

자연 목숨은 자라나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마당이 갖가지 풀을 심어 기른 듯 풀밭이 되었다.









어쩌다 봄에만 꽃이 피던 민들레가 피고

울타리를 타고 오른 능소화가 붉게 피고 진다.

맛난 옥수수를 선물한 옥수숫대는 누렇게 시들고

가뭄을 견디는 고추가 불에 덴 듯 빨갛게 익는다.

백도라지는 꽃 무게를 견디지 못해 옆으로 눕고

보랏빛 도라지꽃이 피고지고, 튼실한 열매를 맺었다.






마당 구석구석에 달개비 나팔꽃 애기똥풀 까마중이






괭이밥 쇠비름 방풍나물 비비추가




털별꽃아재비 이질풀이

제각각 제 모습을 갖추고 싱그럽게 꽃이 피었다.




한 달 전쯤 심은 열무는 겨우겨우 자라고

강아지풀은 이삭이 익어가며 고개를 숙인다.





먹부전나비, 갈색날개노린재 애벌레, 두점박이좀잠자리는 느릿느릿 하고




미국선녀벌레, 신부날개매미충은 무궁화나무 줄기에 찰싹 붙어 즙을 빤다.





철 계단 밑 왕바다리, 처마 밑 어리별쌍살벌은 날로 번성하고



좀말벌에게 물어뜯긴 큰뱀허물쌍살벌 집에는 애벌레도 벌도 없다.




개복숭아, 홍옥은 먹을 수 있을지 못 먹을지? 아주 거칠다.


내버려둔 작은 마당에 수많은 목숨이 살아 숨 쉰다.

자연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뜻밖이고 신비롭다.

하지만 한 시간쯤 지나서 집안으로 들어오고 말았다.

지글지글 끓는 열기가 숨통을 조인다.


또르르르 또르르륵 또륵또륵 또르르르 또르르륵

입추를 맞을 때면 어느 해나 어김없이 귀뚜라미가 운다.

귀뚜라미는 어떻게 때를 알까?

찜통더위가 잦아들고 가을이 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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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임진여울영농조합〉이

연천군, 의정부 아이 부모와 함께 손모내기를 했다.


임진여울영농조합은 연천과 의정부 학교급식에 친환경농산물을 댄다.

그 가운데 쌀은 가장 중심인 먹을거리다.

기르는 일을 함께 하고 먹자는 뜻으로 손모내기를 했다.

이왕이면 요즘식이 아닌 이어져 오다 끊긴 옛 식으로 했다.

모를 낼 논은 논두렁이 반듯반듯 정리되지 않았다.

가파르지는 않지만 층층이고 논배미마다 둠벙이 있다.



손모내기에 쓰일 못줄과 모가 논 앞에 있다.






잠깐 모를 어떻게 낼지를 듣고, 한 움큼씩 모를 받아 논으로 들어간다.







못줄에 맞춰 하나 둘 셋, 하나 둘 셋 넷 다섯, ′못줄 뒤로!′가 이어진다.





농악이 힘을 싣고, 아이들이 철퍼덕철퍼덕, 어우러진다.




다 심었다. 쿵다락 쿵닥 쿵다락쿵다락 모두모두 흥겹다.





점심을 먹은 뒤, 손모내기 한 논에 우렁이를 넣었다.

둑에 꽃잎 여린 지칭개 분홍 꽃이 한창이다.

논을 벗 삼은 기슭에 찔레꽃이 눈만큼 희게 피었다.


앞으로, 손모를 낸 논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함께 보자고 한다.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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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궁궐을 걸었다.

길을 나설 때는 창덕궁 후원을 걷고 싶었다.

예약이 꽉 차는 바람에 바로 옆 창경궁을 걸었다.






정말 오랜만이라서 그런지 구석구석 눈길이 갔다.

전각과 나무가 어울리는 장면 하나하나가 그림이다.

많은 이에게는 창경궁보다는 창경원이 더 익숙한 이름일 수 있다.

순종이 즉위하면서 덕수궁에서 창덕궁으로 거처를 옮겼다.

일제는 순종을 위한답시고 창경궁 전각을 헐어내고 동물원과 식물원을 세운다.

덧붙여서 이름을 창경원으로 바꾸어 궁궐을 놀이공원으로 격하시켰다.

1980년대 초까지 창경원이라는 이름으로 궁궐이 아닌 서울 대표 유원지였다.

많은 이가 기억하는 창경원 밤 벚꽃놀이가 이때 일이다.



창경궁은 임진왜란 때 만이 아니라 잦은 불로 다시 짓기를 반복했다.

숙종은 사랑하던 장희빈을 창경궁에서 처형했고

영조는 아들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두고 굶겨 죽인 곳이 창경궁이다.


                                                                          처진개벚나무



                                                                            별목련





수많은 아픔을 떠안은 창경궁은 봄이 한창이다.

갖가지 꽃이 피어나고 맑고 또렷한 빛깔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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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부터 빙애여울을 자주 드나들었다.

이전까지 만해도 두루미 재두루미를 만나러 드나들었다.

 

 

 

이번에는 좀 달랐다.

민통선 안에 있는 연강갤러리에 그림 전시를 준비했다.

연강갤러리를 가려면 검문소에 신분증을 맡기고 빙애여울을 지나야 한다.

민통선 안에는 하나 뿐이 없는 전시장이라고 한다.

누가 멀고 험한 길을 와서 전시를 볼까 싶기도 했지만

딱딱하고 추운 곳이 누그러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50점 남짓 걸었다.

 

 

 

 

자연생명을 보러간다고 해서 어쩌다 만날 뿐 빈 걸음 하기 일쑤다.

오히려 전시 준비 때문에 드나들면서 귀한 만남을 가졌다.

하늘에서 보던 독수리와 흰꼬리수리가 몇 마리씩 여울에 앉아 있었다.

일부러 먹이를 주는 곳에서는 볼 수 있지만 빙애여울에서는 처음이다.

 

 

 

이번 겨울은 일찍 추위가 왔다.

댐이 생기면서 물에 잠긴 장군여울은 일찍 얼어붙었다.

장군여울 대신 찾던 빙애여울도 물살이 센 곳을 빼고는 얼어붙었다.

그래서일까? 이번 겨울은 장군여울 빙판 위에서 두루미 재두루미가 많이 쉰다.

 

 

 

임진강 건너 율무 밭에서 두루미 세 마리가 율무를 주워 먹고 있었다.

별 다른 정성 없이 셔터를 쿡쿡 누르고 집에 와서 깜짝 놀랐다.

세 마리 가운데 두 마리는 두루미가 아니었다.

처음 보는 시베리아흰두루미다.

 

두루미는 머리꼭대기가 붉고, 시베리아흰두루미는 얼굴과 다리가 붉다.

두루미는 첫째날개깃이 희고 둘째, 셋째날개깃이 검다.

서 있을 때 검은 셋째날개깃이 꼬리처럼 길게 늘어진다.

시베리아흰두루미는 첫째날개깃이 검고 둘째, 셋째날개깃이 하얗다.

서 있을 때 하얀 셋째날개깃이 길게 꼬리처럼 늘어져서 검은 날개깃을 덮는다.

그래서 얼굴과 다리는 붉고 몸은 모두 하얗게 보인다.

 

 

장군여울 빙판 위 두루미 사진을 찍을 때다.

자동차가 멈춰 서서 한참 지켜보고 옆으로 갔다.

나중에 들은 말에 따르면 두루미 개체수를 세는 이들이었는데

날아가는 장면을 찍으려고 허튼 짓 하는지 지켜보았다고 한다.

아직도 소리를 내고 돌을 던져서 날아가는 장면을 찍으려는 이가 있는가보다.

 

조용히 쉬고, 편안히 먹는 것을 사람만 바라는지? 참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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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강원도 철원을 다녀왔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철원 하면 두루미를 비롯한 독수리 같은 겨울철새가 떠오른다.

너른 벌판에 펼쳐진 갖가지 겨울철새를 보고 싶었다.

약속시간보다 서둘러 길을 나섰다.

학교와 15분쯤 떨어진 철새도래지 동송읍 이길리를 먼저 가볼 참이다.

 

 

 

이길리를 들어서면서 깜짝 놀랐다.

자동차가 휑휑 달리는 큰길가에 재두루미 한 가족 세 마리가 있었다.

수컷으로 짐작한 한 마리는 논둑에 서서 둘레를 살폈다.

어미로 짐작한 한 마리와 어린 재두루미는 쉬지 않고 낟알을 먹었다.

참 날도 좋고 화평하다.

 

 

 

 

뚜루루 뚜루루 뚜루루루

멀리서 두루미 소리가 들리면 어김없이 고개를 들어 살폈다.

붕 빠앙 쿵 쿵

쌩 달리는 자동차, 경적 소리, 공사하며 나는 소리.

두루미는 깜짝깜짝 놀라 고개를 쭈뼛쭈뼛 세웠다.

 

 

한탄강두루미탐조대쪽으로 들어서다 쇠기러기 떼도 만났다.

조금 일찍 나선 것을 잘했다 싶었다.

한 시간 남짓한 시간에 귀한 겨울손님을 만나 참 고맙다.

 

 

학교에서 급식을 먹고, 늦은 3시 반쯤 강의가 끝났다.

집으로 가다가 되돌아섰다.

강의 시간 때문에 한탄강두루미탐조대를 못 들어간 것이 끝내 아쉬웠다.

한탄강두루미탐조대에는 사진작가방이 있었다.

궁금해서 들어갔다.

두루미, 재두루미, 청둥오리 떼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거리도 그리 멀지 않아 들여다보고 사진을 찍기도 좋다.

 

 

 

‘야야 붙어붙어, 그렇지!’

‘싸워라 싸워, 싸워싸워!’

‘쿵쿵쿵, 삐그덕 탁’

‘저기 온다온다, 두 마리’

‘에잇 흔들려서 사진을 찍을 수가 있어야지’

서로들 원하는 장면이 나오라고 두루미에 대고 소리를 지른다.

조금만 힘주고 걸어도 방바닥이 울렁울렁 흔들린다.

방문을 쾅쾅 닫는다. 방이 아수라장이다.

“옆방에서 싸움이 벌어 졌어!”

“아니, 왜요?”

“한 사람이 사진을 찍다가 다른 데를 갔다 왔대요. 그런데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이 와서 사진을 찍는 거야. 그래서 그 자리는 내 자리니까 내놓으라고 했어요. 말이 돼?

아니 다른 데 갔다 왔으면 그만이지 내놓으라니, 지금도 싸우고 있어.”

 

 

사진 몇 장 찍다가 나오고 말았다.

사진작가방에는 두루미는 없고 사진만 있는 것 같다.

겨울손님 삶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남다른 장면을 잡아내는 것밖에 없어 보였다.

정말 자연을 담는 작가라면 이런 곳은 오지 않을 것 같다.

 

 

집으로 오는 길에 쇠기러기 떼를 만났다.

저물어가는 하늘을 무리지어 날았다. 끼니때다.

마음이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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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오다

궁시렁 궁시렁 2017.11.24 03:52 |

 

 

아침에 잠깐 눈이 펄펄 내렸다.

쇠별꽃 꽃봉오리, 옥향, 쥐똥나무에도 내렸다.

지난 주말에 영하 13도까지 내려가 춥더니

살고 있는 마을은 지금껏 영하 10도 안팎을 오르내린다.

 

                                                                                    2017년 10월 28일 한강하구

 

 

날씨만 겨울이 아니다. 겨울손님도 다 온 듯하다.

10월 초부터 기러기 소리가 들리고 간간이 보였다.

요즘은 한강 하구 갯벌을 까맣게 뒤덮고 있는 기러기 떼를 쉽게 본다.

 

 

 

보름 전까지도 떠날 채비를 하는 백로 무리를 임진강에서 보았다.

남쪽으로 떠났을까? 요즘은 보이지 않는다.

빈자리를 채우듯 겨울손님 대백로가 왔다.

며칠 전부터 집 앞 논에서 깃털을 다듬고 간다.

 

 

 

 

 

 

 

 

 

 

 

 

 

순천만 갈대밭이 누렇게 바뀌었다.

갈대밭 사이사이, 바닷물이 빠진 갯벌에서 쉬는 겨울손님이 가득하다.

바닷물에서 먹이를 잡는 겨울손님도 많다.

흑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고방오리, 흰죽지…….

퉁퉁퉁퉁퉁, 시끄러운 배가 다가오면 너나없이 날아오른다.

바다 일을 해서 먹고사는 사람이 띄운 배는 어쩔 수 없다.

구경꾼을 태운 배가 수시로 드나들면서 겨울손님을 괴롭힌다.

 

 

순천에서 야생조류 배설물에서 조류인풀루엔자가 검출 되었다고 한다.

구제역이든 조류인풀루엔자든 발병을 하면

감염 동물을 비롯한 언저리에 있는 멀쩡한 동물까지도 살처분 한다.

그러고는 많은 사람이 산채로 구덩이에 묻히는 동물을 보고 눈물 흘린다.

사람이 길러 먹으려던 동물이 병이 들면 예방이나 치료보다는 죽인다.

살처분 방식은 30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300년이 넘게 지나면서 다른 답은 없었을까?

좁은 공간에 가두어 기르다가 죽는 날까지 고통을 주어야 할까?

사람이 고기를 먹지 않는다면 아예 이런 일은 없다.

고기를 먹지 않는 게 힘이 들면, 먹으려고 기르는 동물을 줄이고,

한 사람 한 사람이 고기를 덜 먹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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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마당

궁시렁 궁시렁 2017.10.13 21:54 |

 

요즘 날씨가 오락가락 한다.

그래서 일까? 마당에 민들레가 피었다.

서양민들레야 볕바른 곳에서는 11월까지도 피지만 민들레는 흔치 않다.

지난 2013년 추석 즈음에도 민들레가 피어서 놀랐다.

 

 

 

 

 

 

10월 초부터 겨울손님 기러기 소리가 들리고 간간히 먼 하늘에 보인다.

산수유, 화살나무 열매가 붉게 익어 겨울 맞을 채비를 하는데도

마당에는 봄같이 민들레 괭이밥 꽃이 노랗게 피었다.

 

 

 

 

 

 

 

 

 

민들레 괭이밥만이 아니다.

붉은 명자나무 꽃이 피고, 좀씀바귀 꽃이 노란빛을 낸다.

작디작은 주름잎, 쇠별꽃, 털별꽃아재비 꽃이 마당 곳곳에 소복소복 피었다.

 

 

 

 

마당 여기저기에 배가 부른 사마귀, 좀사마귀가 알 낳을 자리를 찾는다.

먹이 사냥을 하려고 배추 이파리를 서성이는 사마귀도 많다.

 

 

앞마당 텃밭에는 김장을 담글 무, 배추, 갓, 파가 자란다.

멀리서 보아도 무 배추 갓에 구멍이 숭숭 나있다.

가까이 가서 살피면 달팽이가 수두룩하다.

 

 

 

문제는 달팽이가 아니다.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검푸른 똥만 배춧잎에 널려 있다.

구멍을 낸 녀석은 보이지 않는다.

바로 앞에 있었는데도 못 보고 몇 번을 지나쳤다.

몸 빛깔이 배춧잎하고 정말 비슷한 배추흰나비애벌레다.

 

 

9월 중순께 벌에 쏘여서 속이 울렁거리고 눈이 흐릿해진 적이 있다.

식은땀이 나고 걸을 수가 없어서 1시간쯤 주저앉아 있었다.

며칠을 지나서 말벌에 쏘였다는 것을 알았다.

뒷마당 수풀에 축구공만한 좀말벌 집이 있었다.

벌은 꿀을 모으는 벌과 꿀을 모으지 않는 벌이 있다.

꿀벌은 꿀을 모으니 꿀을 얻어먹어서 좋고,

쌍살벌을 포함하는 말벌 종류는 꿀을 모으지 않는다.

꿀벌보다 훨씬 독한 침으로 쏘니까 조심스럽고 싫어한다.

 

몇 차례 벌에 쏘인 적이 있다.

생각해보면 벌이 아무 까닭 없이 먼저 쏘지 않았다.

벌집이나 벌이 있는 줄 모르고 건드려서 쏘였다.

 

해마다 김장을 담글 채소를 심는다.

어느 해나 퇴비만 할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조금 늦게 심거나 거름이 모자라서 덜 자란 적은 있어도

벌레 때문에 채소가 망가져서 못 먹은 적은 없다.

 

 

 

 

배춧잎 위에서 별쌍살벌이 바쁘다.

배추흰나비애벌레를 잡아서 고기 경단을 만든다.

고기 경단이 무거워서 날아가기가 힘든 모양이다.

내려앉아서 반쯤 잘라내고 날아간다.

 

 

 

 

올해는 집 둘레로 무당거미가 많다.

무당거미 줄에 별쌍살벌이 걸렸다.

배추흰나비애벌레를 잡아먹던 별쌍살벌이 거미줄에 칭칭 감겼다.

무당거미 줄에 털매미도 칭칭 감겼다.

 

조용한 것 같은 마당에서 먹고 먹히는 전쟁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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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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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면 많은 이가 계곡을, 바다를 찾는다.

자동차가 북적이고 사람이 우글거려도 간다.

 

계곡 돌멩이에 아주 작은 강도래 애벌레가 붙어 있다.

아니, 애벌레가 아니다. 강도래 애벌레는 물속에서 산다.

짝짓기 할 때가 되면 물 밖으로 나와 날개돋이를 한다.

이미 등을 가르고 날개돋이 한 강도래 허물이다.

 

여름에 어디를 가나 보이지 않는 매미 소리가 들린다.

쓰르람 쓰르람 쓰르람, 맴 맴 맴 맴 매애 맴 맴 매애애

땅속 생활을 마치고 땅 밖으로 나와 날개돋이 한 매미가

이른 아침부터 짝을 찾느라 울부짖는다.

 

 

 

사람도 어디에든 어김없는 흔적을 남긴다.

아름다운 숲이 보고, 출렁이는 맑은 물이 보고 있다.

 

                                                                                                호미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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