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마당 요즘 날씨가 오락가락 한다. 그래서 일까? 마당에 민들레가 피었다. 서양민들레야 볕바른 곳에서는 11월까지도 피지만 민들레는 흔치 않다. 지난 2013년 추석 즈음에도 민들레가 피어서 놀랐다. 10월 초부터 겨울손님 기러기 소리가 들리고 간간히 먼 하늘에 보인다. 산수유, 화살나무 열매가 붉게 익어 겨울 맞을 채비를 하는데도 마당에는 봄같이 민들레 괭이밥 꽃이 노랗게 피었다. 민들레 괭이밥만이 아니다. 붉은 명자나무 꽃이 피고, 좀씀바귀 꽃이 노란빛을 낸다. 작디작은 주름잎, 쇠별꽃, 털별꽃아재비 꽃이 마당 곳곳에 소복소복 피었다. 마당 여기저기에 배가 부른 사마귀, 좀사마귀가 알 낳을 자리를 찾는다. 먹이 사냥을 하려고 배추 이파리를 서성이는 사마귀도 많다. 앞마당 텃밭에는 김장을 담글 무, 배추, 갓.. 더보기 여름 죽살이 매해 집 둘레에 쌍살벌이 서너 개씩 집을 짓는다. 처마 밑에 가장 많이 짓는다. 비를 피할 수 있고, 적으로부터 안전하기도 한 모양이다. 올해는 왕바다리 집이 두 개가 보였다. 한 마리 왕바다리 암벌은 예전 같이 처마 밑에 집을 지었다. 높이 있는 벌집을 보려면 사다리를 놓아야 했다. 식구를 늘리면서 살다가 8월 말쯤 집을 비웠다. 또 다른 암벌은 사람 키 높이도 안 되는 집 벽 가운데쯤에 집을 지었다. 벌집을 보기는 참 편하고 좋았다. 방도 잘 늘리고 방에서는 애벌레가 잘 자랐다. 6월 19일, 벌집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둘러봐도 부스러기 한 점 없다. 새가 습격한 것 같다. 새는 좋은 먹을거리를 얻었지만 쌍살벌은 후손을 퍼트리지 못했다. 2008년에는 벌집 지름이 20cm나 되게 크게 번창했었는데, .. 더보기 여름이 남기는 것 여름이면 많은 이가 계곡을, 바다를 찾는다. 자동차가 북적이고 사람이 우글거려도 간다. 계곡 돌멩이에 아주 작은 강도래 애벌레가 붙어 있다. 아니, 애벌레가 아니다. 강도래 애벌레는 물속에서 산다. 짝짓기 할 때가 되면 물 밖으로 나와 날개돋이를 한다. 이미 등을 가르고 날개돋이 한 강도래 허물이다. 여름에 어디를 가나 보이지 않는 매미 소리가 들린다. 쓰르람 쓰르람 쓰르람, 맴 맴 맴 맴 매애 맴 맴 매애애 땅속 생활을 마치고 땅 밖으로 나와 날개돋이 한 매미가 이른 아침부터 짝을 찾느라 울부짖는다. 사람도 어디에든 어김없는 흔적을 남긴다. 아름다운 숲이 보고, 출렁이는 맑은 물이 보고 있다. 호미곶 더보기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6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