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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궁 나들이 지난 주말에 궁궐을 걸었다.길을 나설 때는 창덕궁 후원을 걷고 싶었다.예약이 꽉 차는 바람에 바로 옆 창경궁을 걸었다. 정말 오랜만이라서 그런지 구석구석 눈길이 갔다.전각과 나무가 어울리는 장면 하나하나가 그림이다.많은 이에게는 창경궁보다는 창경원이 더 익숙한 이름일 수 있다.순종이 즉위하면서 덕수궁에서 창덕궁으로 거처를 옮겼다.일제는 순종을 위한답시고 창경궁 전각을 헐어내고 동물원과 식물원을 세운다. 덧붙여서 이름을 창경원으로 바꾸어 궁궐을 놀이공원으로 격하시켰다.1980년대 초까지 창경원이라는 이름으로 궁궐이 아닌 서울 대표 유원지였다. 많은 이가 기억하는 창경원 밤 벚꽃놀이가 이때 일이다. 창경궁은 임진왜란 때 만이 아니라 잦은 불로 다시 짓기를 반복했다.숙종은 사랑하던 장희빈을 창경궁에서 처형했고.. 더보기
사랑어린배움터 꽃 잔치 매달 아이들과 함께 노는 사랑어린배움터에 지난주에 다녀왔다.봄이겠거니 하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갔다가 깜짝 놀랐다.추적추적 비가 오다가 모래알 같은 우박이 떨어졌다. 거센 찬바람이 불고 몹시 추웠다. 등대풀 다음날 아침, 비가 그치고 해가 났다.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햇살 아래 꽃 잔치가 벌어졌다. 왜제비꽃이 눈 내린 듯 피었다 동백꽃 동백꽃은 시들지 않고 송이 채 떨어져서땅에서 다시 한 번 꽃이 핀다. 매화 양벚나무 꽃 벚꽃 매화와 벚꽃 매화와 벚꽃은 꽃자루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매화는 나뭇가지에 붙어서 피고벚꽃은 꽃자루가 길어서 나뭇가지와 떨어져서 핀다.열매도 마찬가지로 매실은 나뭇가지에 붙어 있고버찌는 나뭇가지에서 늘어져 있다. 목련 개나리 살구나무 수선화 광대나물 큰개불알풀 사랑어린배움터 수탉 .. 더보기
몰라서 보이지 않았다 후배 몇하고 시골 학교에 머문 적이 있다.아침 일찍 학교를 돌면서 사진을 찍었다.볼 것도 없는데 무얼 찍느냐고 한 후배가 물었다.물음이 당황스럽기는 했지만 여기에 뭐가 있고, 저기에 뭐가 보이지 않느냐고……답을 했다. 갖가지 들꽃, 곤충, 거미 같은 생명이 짐작하지 못 할 아름다움을 주었다. 2018년 1월 8일, 시베리아흰두루미를 처음 만난 줄 알았다.새로운 것을 보지 못했다.그저 알고 있는 것만 보였다. 2017년 3월 13일 2017년 3월 13일 2017년 봄, 2016년 겨울을 보낸 두루미가 언제쯤 떠나는지 지켜보았다.임진강 장군여울 너머 율무 밭에 큰 무리를 지어 자주 모여 있었다.2017년 3월 13일 찍은 사진을 보다가 움찔했다. 200마리가 넘는 두루미 재두루미와 같이 시베리아흰두루미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