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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깔제비꽃

한식 즈음에 무덤가에서 만난 제비꽃 둥근털제비꽃 다른 해 같으면 마당에 냉이 꽃다지가 피어오르고 제비꽃이 보랏빛 꽃봉오리를 내밀 듯도 한데 아직 소식이 없다. 한식이면 돌아가신 어르신들 무덤을 찾는다. 처음 몇 해는 짠한 마음도 들지만 해가 거듭되면 그저 봄나들이 가는 기분으로 간다. 무덤가를 둘러보면 바삐 움직이는 개미부터 웅덩이에 개구리 알, 냉이, 꽃다지, 조개나물, 양지꽃, 솜나물, 큰구슬붕이 따위가 꽃망울을 터트린다. 꽃 가운데서도 늘 잊지 않고 피는 제비꽃이 있다. 온몸에 솜털이 부숭부숭한 둥근털제비꽃. 새로 돋아나는 이파리가 고깔을 닮은 고깔제비꽃 이파리가 알록알록한 알록제비꽃 그리고 어디에서나 많이 피는 호제비꽃 무슨 일 인지? 반 토막 난 일본왕개미가 조각처럼 서 있고…… 이제 아이들은 다 커버렸고 무덤을 바라보는 내 마음.. 더보기
제비꽃 돋아나는 이파리가 고깔을 닮은 고깔제비꽃 방안에 앉아 마당을 내려다보니 작은 보랏빛 망울들이 마른풀 사이로 비친다. 마른풀을 걷어 내자 작은 제비꽃이 수북수북 피어 있다. 제비꽃은 사오월이면 냉이 꽃다지와 함께 어디서든 흔히 피는 꽃이다. 어릴 때는 제비꽃이라는 말을 듣지 못했다. 동네 어른들은 오랑캐꽃이라고 불렀다. 사오월에 먹을거리가 바닥 난 오랑캐가 쳐내려올 때 꽃이 핀다고 해서 붙였다고 한다. 동네 아이들은 토끼풀 꽃이나 제비꽃을 꽃줄기 채 꺾어 반지를 만들어 끼고 놀았다. 제비꽃을 서로 걸고 잡아당기며 꽃싸움도 했다. 그래서 오랑캐꽃 반지꽃 씨름꽃이라 불렀다. 이런저런 사연이 있는 이름은 많았지만 다른 제비꽃이 수없이 많다는 것은 자연 그림을 그리면서 알았다. 조금씩 다른 갖가지 제비꽃 낮은 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