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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양 흔적을 찾아 설악산 가는골을 가다  설악산에서 산양 지킴이를 하는 박그림 선생과 산양 흔적을 찾아 몇 차례 설악산에 들었다. 설악산 가는골을 가려고 백담사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산골은 자연 시간대로 흘렀다. 해가 지면 어두워지고, 어두우면 잠자리에 들어야 했다. 오랜만에 아주 이른 저녁 일곱 시 반쯤에 잠자리에 들었다. 뒤척이다 가물가물 잠이 들 때쯤 솨아~ 소리가 들렸다. 앞마루로 나와 빗소리 들으며 내일을 걱정하고 있는데 희미한 불빛에 대웅전 단청이 보였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단청이 하늘에 떠 있다. 밤 열 한 시나 되었을까, 오지 않는 잠을 청했다.  다음 날 새벽 다섯 시, 날은 개어 있었다. 새벽 공기는 싸늘하고 씻고 난 뒤 물기 마르지 않은 얼굴이 시리다. 아침공양을 하고, 지난밤 내린 비가 마르기를 기다렸다. 아침 일.. 더보기
호랑나비와 호랑나비 친구들 비비추 꿀을 빨아먹는 산제비나비 요즘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이 비를 퍼붓는다. 비가 오지 않으면 습기 머금은 더위가 밀려온다. 무더위와 함께 마당에는 참나리와 무궁화나무, 비비추 꽃이 핀다. 이때쯤이면 커다랗고 화려한 나비가 빠르게 날아다닌다. 호랑나비와 호랑나비 친구인 제비나비, 산제비나비 긴꼬리제비나비, 사향제비나비, 산호랑나비다. 백일홍과 호랑나비 호랑나비 친구들은 산골짜기에서 산등성이로 들판을 가로지르며 아주 빠르고 힘차게 움직인다. 방금 여기 있었나 싶은데 어느새 저 멀리 날아가 버린다. 꽃에 앉아 꿀을 빨 때도 날개를 쉬지 않고 움직인다. 갖가지 색을 띤 비늘 조각이 있는 제비나비 날개 호랑나비와 친구 나비들은 날개가 크고 화려하다. 호랑나비는 노란빛에 검정 줄무늬, 파란빛과 빨강 점무늬가 .. 더보기
서해 바닷가 갯벌 바위에 붙어 사는 담황줄말미잘 올해는 6월부터 한여름처럼 몹시 덥다. 무더운 여름이 오면 산을 따라 흐르는 시원한 계곡을 생각하기도 하지만 가장 먼저 바다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바다 가운데에서도 서해는 갯벌이 넓게 펼쳐진 곳이 많다. 바다를 메워 땅을 넓히느라고 많은 갯벌이 없어졌지만……. ‘갯벌’하면 거무스름한 진흙을 생각하지만 바닷가 바위나 모래밭도 갯벌이다. 바위갯벌에는 굴이나 따개비가 붙어살고, 모래갯벌이나 진흙갯벌에서는 게나 고둥, 조개 따위가 어울려 산다. 여름 바닷가에서 놀다보면 모래밭에 동글동글한 모래덩어리를 흔히 본다. 콩알만 하기도 하고 팥알만 하기도 한 모래덩어리는 바로 달랑게 엽낭게가 모래를 주워 먹고 동글동글 내뱉은 모래덩어리다. 너른 모래밭을 뒤덮기도 하고 작은 구멍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