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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시렁 궁시렁

삼 월 봄눈

삼 월 봄눈 치고는 많이 왔다.

눈짐작으로도 칠팔 센티미터는 되 보인다.

봄에 많은 눈이 오면 늘 큰아이가 떠오른다.

이십 년 전 4월 1일, 만삭인 아이엄마와 미사리를 갔다.

그런데 거짓말 같이 갑자기 눈이 오기 시작했다.

그것도 아주 많은 눈이 내렸다.

미사리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더없이 좋았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그리고 그 다음날 큰아이가 태어났다.

별다른 걱정 끼치지 않고 거저 키운 큰아이,

말수는 적지만 고집스런 큰아이가 올해 대학교를 갔다.

큰아이가 태어나면서 자연그림을 시작했으니 이십년을 채운 셈이다.

서랍장에서 그림을 꺼내보면

십년 전에 그린 그림, 십 오년 전에 그린 그림이 나온다.

이십년 전에 그렸던 어설픈 밑그림을 보면

그때 고민한 흔적이 보이고

속으로 삼킨 눈물이 보여 가슴이 절절이 아파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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