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좁은 마당,
몇 그루 나뭇잎 지고 난 나무에
참새 박새 쑥새, 노랑턱멧새 직박구리가 늘 찾는다.
매일 보아도 마냥 반갑다.
겨울 집 앞 논에는 쇠기러기 떼가 자주 날아들고
하루가 멀다 하고 대백로가 집 앞 논에서 쉬었다 간다.
아주 가끔 독수리가 앞 산 언저리를 떠돌다 가기도 한다.
그런 날이면 아쉽고 마음이 설렌다.
눈이 쏟아지고 녹고, 겨울이 가는 날에
뚜룻 뚜루루 뚜룻 뚜루루 어렴풋 두루미 소리가 들렸다.
놀랍다, 집에서 두루미를 보았다! 집 앞 하늘에
재두루미가 또렷이 나타났다 서서히 사라진다.
조금 뒤, 재두루미 무리가 또 지나갔다.
뒤이어 재두루미가 사라진 하늘을 휘감으며 독수리가 집 앞으로 왔다.
뜻밖이고 참 드문 날이다.
집에 앉아서 누릴 수 있는 호강은 다 누린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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