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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세밀화를 그리면서

빨간 열매

서리가 내리고, 배추와 무 이파리가 얼었다 녹는다.

늦은 벼 베기 하는 농부가 바빠도

둘레에서 영그는 빨간 열매가 속 태우는 마음을 누그린다.

 

가지가 잘리고 잘려도 늦가을이면 푸른 하늘에 빛나는 노박덩굴 열매.

 

검푸른 이파리에 숨어서 붉게 익는 주목 열매.

 

진딧물이 들끓어도 다시 이파리를 내는 찔레나무, 열매.

 

봄은 맑디맑은 꽃, 가을이면 새큼 달콤 맛을 주는 산수유 열매.

 

약이든 제상이든 달달한 맛을 주는 대추나무 열매.

 

사과나무 뿌리가 되는 검붉은 아그배나무 열매.

 

이파리가 붉어도, 더 할 수 없게 붉게 빛나는 화살나무 열매.

 

철모르고 붉은 꽃망울을 내민 명자나무

일 년을 다시 시작 하려는 가을에 붉게 익어가는 열매.

사람이 먹든, 새가 먹든, 털짐승이 먹든, 썩어 떨어져도

자연은 꽃이 피고 지고 열매 맺어, 사는 흐름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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