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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사진으로 담고

얼음에 매달린 가을 자락

 

11월 들어서면서 거의 매일 서리가 내린다.

새벽이면 한겨울 날씨인 냥 영하를 오르내렸다.

단풍이 드는가 싶더니 우수수 떨어진다.

13일, 여름 소낙비 같이 퍼붓더니 논에 빗물이 고였다.

 

14일 새벽, 영하 9도

땅속에 얼음이 박히고, 고인 빗물이 얼어붙었다.

코가 시리고 손이 뻣뻣이 굳어도

논바닥 얼음은 문살에 창호지처럼 맑고 뽀얗다.

 

가지에는 아직 농익은 가을 빛깔이 달려 있다.

노박덩굴 열매가 귤빛 껍데기를 벗고 붉은 속이 빛나고

검붉은 대추알이 마른 가지에 주렁주렁 달려 있다.

붉은 꽈리가 물기 가득하고 갯버들 이파리는 아직도 푸르다.

 

환삼덩굴을 타고 오르던 뱀은 새에게 당했는지 말라비틀어지고

참새 박새 직박구리가 먹다 남은 아그배나무 열매가 말라간다.

단풍 든 이파리는 떨어질 날 기다리고

마른 나팔꽃 씨앗은 땅에 내려앉을 채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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