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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박덩굴 열매

빨간 열매 서리가 내리고, 배추와 무 이파리가 얼었다 녹는다. 늦은 벼 베기 하는 농부가 바빠도 둘레에서 영그는 빨간 열매가 속 태우는 마음을 누그린다. 가지가 잘리고 잘려도 늦가을이면 푸른 하늘에 빛나는 노박덩굴 열매. 검푸른 이파리에 숨어서 붉게 익는 주목 열매. 진딧물이 들끓어도 다시 이파리를 내는 찔레나무, 열매. 봄은 맑디맑은 꽃, 가을이면 새큼 달콤 맛을 주는 산수유 열매. 약이든 제상이든 달달한 맛을 주는 대추나무 열매. 사과나무 뿌리가 되는 검붉은 아그배나무 열매. 이파리가 붉어도, 더 할 수 없게 붉게 빛나는 화살나무 열매. 일 년을 다시 시작 하려는 가을에 붉게 익어가는 열매. 사람이 먹든, 새가 먹든, 털짐승이 먹든, 썩어 떨어져도 자연은 꽃이 피고 지고 열매 맺어, 사는 흐름을 알린다. 더보기
얼음에 매달린 가을 자락 11월 들어서면서 거의 매일 서리가 내린다. 새벽이면 한겨울 날씨인 냥 영하를 오르내렸다. 단풍이 드는가 싶더니 우수수 떨어진다. 13일, 여름 소낙비 같이 퍼붓더니 논에 빗물이 고였다. 14일 새벽, 영하 9도 땅속에 얼음이 박히고, 고인 빗물이 얼어붙었다. 코가 시리고 손이 뻣뻣이 굳어도 논바닥 얼음은 문살에 창호지처럼 맑고 뽀얗다. 가지에는 아직 농익은 가을 빛깔이 달려 있다. 노박덩굴 열매가 귤빛 껍데기를 벗고 붉은 속이 빛나고 검붉은 대추알이 마른 가지에 주렁주렁 달려 있다. 붉은 꽈리가 물기 가득하고 갯버들 이파리는 아직도 푸르다. 환삼덩굴을 타고 오르던 뱀은 새에게 당했는지 말라비틀어지고 참새 박새 직박구리가 먹다 남은 아그배나무 열매가 말라간다. 단풍 든 이파리는 떨어질 날 기다리고 마른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