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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니

집 앞 논에서 매년 그렇듯 집 앞 논을 갈고, 물을 대고, 써레질을 했다. 무논에 왜가리가 오고 중대백로가 오고 깃털을 다듬고, 장식깃을 뽐낸다. 까치가 논둑에서 야단법석 무슨 일일까? 중대백로가 흘낏거리고 뒤에 살피니, 귀하디귀한 황구렁이와 실랑이를 벌였다! 여릿여릿 파릇파릇 모가 자라고 중백로 날랜 부리질에 참개구리 잡혔다. 삼키려 해도 되나오고, 되나오고. 조금만 작았어도……, 사냥도 힘들지만 삼키기도 힘들다. 몇 번을 거듭하고서야 힘겹게 삼킨다. 중대백로, 올챙이를 후룩후룩 물마시듯 넘기고, 넘기고, 미꾸라지를 넘기고, 넘기고 먹고사는 것은 중백로나 중대백로나, 쉽지 않다. 논둑에 훤칠한 고라니가, 멋진 고라니가 왔다. 뒷다리가 불편한 고라니 불편한대로 잘 살면 좋겠다. 더보기
농게와 도둑게 한 쪽 집게발이 아주 큰 농게 수컷 순천만 하면 우글거리는 게가 떠오른다. 그 가운데서도 몸빛깔이 붉은 농게다. 농게 하면 한 쪽 집게발이 아주 큰 수컷 농게를 떠올린다. 양쪽 집게발 크기가 작고 같은 농게 암컷 그러다보니 양쪽 집게발이 아주 작은 암컷 농게는 그냥 지나칠 때가 있다. 용산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둥근 갈대밭 많은 사람은 순천만을 둥근 갈대밭으로 생각한다. 그렇지만 가까이 가서 들여다보면 갯벌에서 새로 돋아나는 갈대며 칠면초가 그 못지않게 아름답다. 와온해변에서 바라본 갈대밭 일 년에 빛깔이 일곱 번 바뀐다고 칠면초란다 갈대와 칠면초 새로 돋아나는 갈대 이파리와 겨울을 난 갈대 이삭이 가을에 막 이삭이 패는 갈대와 같다. 여기에 짙은 분홍빛 칠면초와 만나는 빛깔은 무어라 말할 수 없는 아름다움.. 더보기
임진강 빙애여울 두루미 많은 사람이 두루미 하면 강원도 철원을 떠올린다. 하지만 연천군 임진강에도 철원 못지않게 많다. 독수리 하면 철원을 떠올린다. 하지만 연천에도 두루미 독수리뿐만이 아니라 쇠기러기, 비오리, 쇠오리 같은 겨울철새가 수없이 온다. 연천군 중면에는 독수리부대가 있는데 독수리가 많이 와서 지어진 이름이란다. 독수리부대 쪽으로 가면 민간인통제구역으로 들어가는 검문소가 있다. 주민등록증을 맡기고 조금 올라가면 탐조대가 설치되어 있는 장군여울이 나오고 조금 더 가면 빙애여울이 있다. 빙애여울은 물살이 빨라서 아무리 추워도 얼지 않는다. 빙애여울에는 무리지어 쉬고 있는 두루미, 재두루미가 늘 있다. 가만가만 다슬기 따위를 잡아먹는 두루미, 재두루미도 많다. 여울에 앉아 깃털을 다듬고, 머리를 파묻고 쉬다가도 뚜룻 뚜룻..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