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렁이 썸네일형 리스트형 볕이 아쉬운 구렁이 나뭇잎이 단풍 들다 얼어붙어 빛깔을 잃었다. 몸을 움츠리게 하는 바람이 빛바랜 이파리를 떨군다. 시간이 가는 낙엽이 아쉬운지, 바래는 빛깔이 우울한지? 거의 매일 동 틀 무렵이면 알몸을 드러내는 나무를 본다. 집 울타리 잣나무에 곡선이 납작 붙어있다. 어두운 빛이 꿈틀꿈틀, 번뜩번뜩, 힘이 느껴진다. 나무 껍데기? 나무를 타고 오른 덩굴? 가만히 있다. 보기 드문 구렁이, 2m쯤 되는 아주 커다란 구렁이다. 구렁이가 크다지만 이만큼 큰 구렁이는 처음이다. 해바라기하는 걸까? 쉬는 걸까? 알 수 없다. 한참 뒤, 머리부터 천천히 조금씩 몸을 비틀었다. 잣나무 옆 철망울타리로 머리를 뻗었다. 그러고는 울타리 위에 사뿐히 앉았다. 어릴 적 기억이 났다. 구렁이는 집에서 같이 살았다. 부엌 벽에 있던 쥐구멍으로..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