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짓과 식물 썸네일형 리스트형 까마중 어릴 적에는 군것질거리가 흔치 않았다. 보리개떡이라도 손에 쥐면 부러울 것이 없었다. 학교에 들어가면서 옥수수빵이 배급되었다. 학교 뒤뜰에 쇠죽을 쑬 만큼 커다란 가마솥 두 개가 걸렸고 장작불을 지펴서 미국에서 왔다는 전지분유를 끓였다. 말이 분유지, 돌덩이처럼 굳은 것을 망치로 깨서 끓였다. 뽀글뽀글 끓으면 분유 타는 냄새가 진동했다. 누구나 돈 주고 무얼 사먹는 것은 생각조차 못했다. 철에 따라 자연에서 군것질거리를 찾았다. 찔레 순을 꺾어먹고, 오디를 따먹고, 개암을 따먹고……, 여럿이 괭이 삽을 들고 나와 칡뿌리를 캐서 나누어 먹기도 했다. 겨울에는 노랑쐐기나방 고치를 깨고 애벌레를 꺼내먹었다. 까마중 열매도 즐겨 먹던 것 가운데 하나다. 어릴 때는 토마토를 몰랐으니 열매 모양이 비슷하다는 것도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