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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가리

지금 무논에서 4월 중순에 들어서면서 집 앞 논을 써레질하고 여름손님이 날아들었다. 황로가 날아들어 깃털을 다듬고 쇠백로, 중대백로, 왜가리가 날아들었다. 왜가리인가? 하루는 잿빛 큰새가 날아들었다. 자세히 살피니 우리나라 도감에도 나오지 않는 처음 보는 새다. 기러기만큼 몸집은 크지만 아주 앙증맞고 예쁜 새다. 알아보니 가장 높게 나는 새로 알려진 인도기러기다. 인도기러기는 산악호수가 많은 중앙아시아에서 번식하고 인도에서 겨울을 나려고 히말라야산맥을 넘는다고 한다. 어떤 블러그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서산에서 2마리를 만났다고 한다. 어떤 경로를 거쳐서 인도기러기 2마리가 집 앞 논에 왔는지는 알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주 드물게 길 잃은 새로 발견된다고 하니 아무쪼록 건강하게 제 길을 찾기 바랄뿐이다. 요즘 .. 더보기
백로가 돌아왔다 살구꽃, 진달래가 한창이다. 눈언저리가 옥빛을 띠는 중대백로 무리가 먼저 고향을 찾았다. 따듯한 남쪽 나라에서 겨울을 나고 태어난 곳으로 돌아왔다. 눈언저리가 노란 중백로나 발가락이 노란 쇠백로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때로는 자리다툼을 하지만 관심은 다른 데 있다. 짝을 만나는 일이다. 한껏 장식깃을 뽐낸다. 꽁지깃을 세우는 공작새 못지않다. 빛을 받은 장식깃은 반짝이듯 빛난다. 지난겨울, 대백로와 왜가리가 집 앞 논을 찾았다. 논에 물이 없으니 먹을 것도 없다. 그저 웅크리고 앉아서 해바라기 하고는 갔다. 추위를 견디는 백로 왜가리가 안쓰럽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다. 많은 사람이 백로를 싫어한다. 똥을 싸서 나무를 죽게 하고 자동차에 똥을 싸기도 한다. 두루미나 저어새처럼 적은 숫자가 남은 것도 아니니 .. 더보기
논을 찾는 백로 무리 갓 모내기를 한 논을 찾은 황로 우리나라 사람은 밥을 먹고 산다. ‘밥’하면 뭐니 뭐니 해도 하얀 쌀을 떠올린다. ‘쌀’하면 논이 떠오르고, 논에는 벼와 함께 개구리, 미꾸라지, 붕어, 송사리, 논우렁이, 물방개 같은 수많은 생명이 깃들어 살면서 서로 먹고 먹힌다. 그래서 물고기나 개구리 따위를 먹는 백로 무리가 논으로 온다. 시골 들판에 꽃다지, 냉이 꽃이 피어오르면 농부는 바빠진다. 3월 말쯤 논을 갈고 마른 논에 물을 대면 생명이 꿈틀댄다. 솟쩍 솟쩍 솟쩍다 소쩍새가 울고, 개구리 몇 마리가 울기 시작한다. 4월 말쯤 써레질을 하고 나면 꽉꽉 개골개골 개골개골 꽉꽉 개구리가 논에 모여 짝짓기 하고 알을 낳느라고 온 동네가 떠나갈듯 울어댄다. 이쯤 되면 황로, 백로가 논으로 날아든다. 5월 중순쯤 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