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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생명을 그리고

참매미 한 여름날 정자나무 그늘 아래 두런두런 모여앉아 우물물에 담가두었던 수박 한 통 깨먹을라 치면 맴 맴 맴 맴 맴 맴 맴 맴 맴 맴 매에 우렁차게 울려 퍼지는 참매미 소리는 우리 속을 다 시원하게 한다. 요즘 도시에서 밤에 시끄럽게 울어대는 매미 소리 때문에 잠 못 이룬다고 말이 많다. 어떤 이는 도시 소음 때문에 더 크게 운다고 하고 어떤 이는 지구온난화로 매미애벌레 생존율이 높아져서 많은 매미가 울어서 그렇다고 한다. 하지만 여러 해 땅속에서 살다가 날개돋이를 하고, 길어야 한 달을 살면서 짝을 만나 종족을 유지 하려고 애타게 우는 수컷 매미를 헤아려주면 어떨까?! 더보기
각시붓꽃 늦은 봄, 볕이 드는 산기슭을 걷다 보면 꽃봉오리가 붓을 닮은 작은 붓꽃을 만난다. 꽃은 다소곳한 새 각시 같고 난은 아니지만 이파리는 난초 잎 같은 붓꽃 가운데서도 아주 작은 각시붓꽃이다. 서양란처럼 크고 화려하지 않아도 소박하면서도 단아하다. 더보기
지렁이 몇 년 동안 힘들게 끌어오던 작업을 마쳤다. 지렁이를 생각하면 두엄자리가 떠오른다. 어릴 적 싸리나무를 잘라 낚싯대를 만들고 두엄을 헤쳐 낚시 바늘에 뀔 지렁이를 잡았다. 사람을 비롯한 모든 동물은 먹은 대로 똥을 눈다. 도시에서 시골로 옮겨 그림을 그리면서 마당에 지렁이 똥이 새삼스럽게 보였다. 아침마다 마당에 있는 조그만 텃밭을 둘러 볼 때마다 새로운 지렁이 똥이 소복소복 쌓여 있었다. 메마른 듯 동글동글 쌓여 있는 똥, 부드럽게 몽글몽글 쌓여 있는 똥, 푹푹 납작하게 퍼져 있는 똥, 조금 노란빛을 띠는 똥, 갈색빛을 띠는 똥, 거무죽죽한 빛을 내는 똥. 때마다 다른 모양 다른 빛을 띠는 똥이 있었다. 차츰차츰 똥을 보고 어떤 흙, 무엇을 먹고 누었는지 상상하기 시작했다. 마당에 핀 탐스러운 우리 민.. 더보기
칼잎용담 맛이 곰 쓸개보다 더 쓰다고 상상하는 용 쓸개 만큼이나 쓰다고 하여 용담 용담 가운데서도 이파리가 좁고 끝이 뾰족해서 칼 같다고 하여 칼잎용담 꽃봉오리는 붓을 닮고 이파리는 칼을 떠오르게 하니 문무를 겸비한 꽃이라고 이른다. 더보기
끼무릇 마당에서 소복소복 자라는 끼무릇(반하) 뱀이 혀를 낼름대는 모양을 닮은 꽃 밭에서 절로 자라던 때와 달리 농약을 치고 비닐을 씌워 밭농사 짓는 지금은 보기 드물어진 가녀린 풀입니다. 더보기
도토리 참나무 열매 도토리 다람쥐가 먹고 반달가슴곰이 먹고 때론 벌레 먹어 썩기도 하고 사람이 도토리묵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다 나누어 먹고 남은 도토리 다시 참나무로 자라나 열매 맺을 날 기다리며 물을 머금어 뿌리를 내리고 겨울을 견딥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