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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

빨간 열매 서리가 내리고, 배추와 무 이파리가 얼었다 녹는다. 늦은 벼 베기 하는 농부가 바빠도 둘레에서 영그는 빨간 열매가 속 태우는 마음을 누그린다. 가지가 잘리고 잘려도 늦가을이면 푸른 하늘에 빛나는 노박덩굴 열매. 검푸른 이파리에 숨어서 붉게 익는 주목 열매. 진딧물이 들끓어도 다시 이파리를 내는 찔레나무, 열매. 봄은 맑디맑은 꽃, 가을이면 새큼 달콤 맛을 주는 산수유 열매. 약이든 제상이든 달달한 맛을 주는 대추나무 열매. 사과나무 뿌리가 되는 검붉은 아그배나무 열매. 이파리가 붉어도, 더 할 수 없게 붉게 빛나는 화살나무 열매. 일 년을 다시 시작 하려는 가을에 붉게 익어가는 열매. 사람이 먹든, 새가 먹든, 털짐승이 먹든, 썩어 떨어져도 자연은 꽃이 피고 지고 열매 맺어, 사는 흐름을 알린다. 더보기
무당거미와 애풀거미 9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아침마다 거미그물이 눈에 띤다. 차가운 새벽 기온이 만든 이슬이 거미그물에 맺혀서다. 먹이 사냥을 하려고 쳐 놓은 그물이지만 이슬 맺힌 거미그물이 아침 해를 받아 아름답기만 하다. 다른 해는 긴호랑거미가 많았다. 올해는 무당거미가 많다. 무당거미 그물은 크기도 하지만 3중으로 그물을 친다. 쓰레기 그물과 사냥하는 그물 그리고 생활하는 그물이라고 한다. 앞에서 보면 그저 커다란 그물 같이 보이지만 옆에서 보면 그물 하나에는 쓰레기가 걸려있는 것이 보인다. 올해는 마당에 있는 작은 나무를 뒤덮은 거미그물이 많다. 거미그물이 아름다워 들여다볼 때는 거미가 보이지 않았다. 집주인이 누굴까? 가만가만 들여다보니 애풀거미다. 깔때기 그물 속에 숨어 있다가 먹이가 걸리면 잽싸게 채서 들어간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