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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뺨검둥오리

지금 무논에서 4월 중순에 들어서면서 집 앞 논을 써레질하고 여름손님이 날아들었다. 황로가 날아들어 깃털을 다듬고 쇠백로, 중대백로, 왜가리가 날아들었다. 왜가리인가? 하루는 잿빛 큰새가 날아들었다. 자세히 살피니 우리나라 도감에도 나오지 않는 처음 보는 새다. 기러기만큼 몸집은 크지만 아주 앙증맞고 예쁜 새다. 알아보니 가장 높게 나는 새로 알려진 인도기러기다. 인도기러기는 산악호수가 많은 중앙아시아에서 번식하고 인도에서 겨울을 나려고 히말라야산맥을 넘는다고 한다. 어떤 블러그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서산에서 2마리를 만났다고 한다. 어떤 경로를 거쳐서 인도기러기 2마리가 집 앞 논에 왔는지는 알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주 드물게 길 잃은 새로 발견된다고 하니 아무쪼록 건강하게 제 길을 찾기 바랄뿐이다. 요즘 .. 더보기
안개, 물안개 단풍 쓸쓸한 날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가뭄 한때 바닥 절반을 드러냈던 저수지에 물이 그득 차고 이른 아침을 맞아 아물아물 물안개 핀다. 안개 속으로 오리 떼가 빠르게 난다. 물안개 피는 저수지로 흰뺨검둥오리 한 쌍이 날아든다. 어울려 가다가도 등 돌리고, 또 헤어질듯 등 돌리지만 금방 만나 몸단장 하고, 곁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 일교차 큰 쌀쌀한 가을날 안개가 밀려든다. 바로 앞에 있는 나무 뒤가 뿌옇고, 뿌연 나무 뒤는 무엇인지 모른다. 앞뒤를 잴 수 없는, 안개 뭉실 대는 날이 좋다. 안개가 언제까지 좋을까? 자연스럽게 생긴 안개일까, 미세먼지 때문일까? 습기와 기온 차이로 생긴 안개일까, 스모그일까? 이걸까 저걸까 묻지 말고, 안개가 좋은 날이었으면 좋겠다. 더보기
가을 끝자락을 잡은 초겨울 선암사 감나무 선암사 남천 경기 북부 연천은 영하 십 도 밑이 코앞에 있다.며칠 전 다녀온 남쪽은 아직도 가을이 남아 있다.새벽녘 바닷가를 걸어도 쌀쌀할 뿐 겨울 추위는 아니다. 가을부터 온 겨울손님이 곳곳에 그득하다.청둥오리, 비오리, 고방오리, 쇠오리 무리가 갖갖 빛깔 점점을 그리며 한판 장을 펼쳤다. 오리 사이로 부리질을 하던 노랑부리저어새가한숨 고르며 깃털을 다듬고, 한가로이 쉰다.고개를 주뼛 세운 흑두루미를 초병 삼아 쉬고분주히 부리를 저어저어 부리질을 하며 오간다. 군데군데 겨울을 거부하듯 갈대가 푸르고검붉게 물든 칠면초는 가을이 한창인 듯하다.붉은 칠면초 밭에서 긴 부리가 휜 마도요가 내려앉았다 날아올랐다, 긴장감을 일으킨다. 몸을 웅크리고 쉬는 노랑부리저어새가 마냥 평화롭고억새가, 갈대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