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렁이

겨울나기 겨울잠을 자는 참지렁이, 꽃뱀, 다람쥐 우리나라 겨울 날씨를 오래전부터 삼한사온이라고 했다. 하지만 요즘은 느닷없이 봄 날씨 같다가도 갑자기 추워지기도 한다. 그래서 어느 때는 겨울에 계절을 잃은 봄꽃이 피기도 하고, 지난해는 내가 있는 작업실은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가는 날씨가 한 달이 넘게 이어져 뒤뜰에 있는 무궁화나무가 얼어 죽었다. 아무리 겨울 날씨가 변덕을 부린다지만 겨울은 겨울이다. 겨울이 오면 길러서 지리산에 풀어놓은 반달가슴곰이 겨울잠에 들어갔는지가 방송을 타고 흘러나온다. 겨울잠하면 젖먹이동물이나 개구리를 떠올리지만, 춥고 살기 힘든 겨울을 나려고 저마다 지혜를 짜내는 것은 곤충이나 식물도 마찬가지다. 겨울잠을 자는 참개구리 자연에서 동물은 추위와 겨우내 모자라는 먹이를 견뎌내야 한다... 더보기
지렁이 똥 책 《지렁이가 흙 똥을 누었어》 가운데 다섯 해 전 봄에 작업실을 도시에서 시골로 옮겼다. 마당에 조그만 텃밭이 있는 시골집이다. 봄이니 곧바로 먹을 채소를 심었다. 매일 아침에 눈을 뜨면 텃밭에 쪼그려 앉아 이곳저곳을 들여다보는 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일은 까맣게 잊은 채로. 텃밭에 채소를 심으려고 흙을 뒤집어도 지렁이가 꿈틀, 김을 매면서 호미질을 해도 지렁이가 꿈틀. 뒷마당 밤나무 밑에 쌓인 가랑잎을 뒤지면 지렁이 서너 마리가 꿈틀꿈틀, 마당 여기저기에 지렁이가 살았다. 동물은 먹은 대로 똥을 눈다. 지렁이는 흙을 먹고 흙 똥을 눈다. 흙 똥이 탑 같이 높게 쌓이기도 하고 성처럼 길게 이어져 쌓이기도 했다. 메마른 듯 동글동글 쌓인 똥, 부드럽게 몽글몽글 쌓인 똥, 푹푹 납작하게 퍼진 똥, 조금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