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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7.15 메꽃과 나팔꽃
  2. 2011.04.05 지렁이 똥

여름 들녘 길가에 메꽃이 흔하다.

둥글둥글 환하게 핀 연분홍빛 메꽃을 만나면

언제나 질리지도 않고 들여다본다.

들여다보고 들여다보아도 열매를 본 적이 없다.

 

가끔 학교나 도서관에서 독자를 만난다.

이야기를 하면서 화면에 연분홍빛 메꽃 그림이 비치면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나팔꽃’이라고 합창한다.

묻지도 않았는데, 아는 꽃을 보니 반가웠을까?

하기야 깔때기 같은 꽃모양을 보면 비슷하기도 하다.

 

꽃빛깔이 연분홍 메꽃은 토종이다.

메꽃, 큰메꽃, 애기메꽃을 따져보아도 연분홍빛이다.

조금 여리고 진할 뿐,

바닷가에 사는 갯메꽃도 연분홍이다.

 

토종 같은 나팔꽃은 인도에서 옮겨왔다.

나팔꽃 꽃빛깔은 여러 가지다.

흰빛, 붉은빛, 남보랏빛, 진분홍빛…… 남빛도 있다.

 

메꽃 이파리는 길쭉하면서 끝이 뾰족해진다.

잎자루 쪽은 날개를 편 듯이 둘로 갈라진다.

나팔꽃 이파리는 넓적하면서 끝이 셋으로 갈라진다.

둥근잎나팔꽃은 둥그런 심장꼴이다.

메꽃 이파리가 길쭉하다면, 나팔꽃 이파리는 둥글넓적하다.

갯메꽃 이파리는 메꽃하고는 아주 다르다.

두툼하고 반질반질한 작은 심장꼴이다.

물기 없는 바닷가 모래밭에서 두툼한 이파리에 물을 머금고 산다.

메꽃 줄기는 털이 없이 매끈하고 반들거린다.

나팔꽃 줄기는 밑을 보고 난 억센 털이 빼곡하다.

 

메꽃은 여러 해를 살면서 꽃은 펴도

열매 맺기 어려우니 ‘고자화’라고도 했단다.

씨앗을 퍼트리지 못하니, 땅속으로 하얀 뿌리줄기를 뻗는다.

뿌리줄기에서 땅위로 군데군데 줄기가 자라나 번진다.

나팔꽃은 한 해를 살지만 아주 많은 씨앗을 남긴다.

이듬해에 나팔꽃이 피었던 언저리에는

나팔꽃이 무더기로 자란다. 뽑아도 또 돋아난다.

 

메꽃과 나팔꽃이 같아보여도, 달라도 참 많이 다르다.

 


Posted by 곰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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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지렁이가 흙 똥을 누었어》 가운데


다섯 해 전 봄에 작업실을 도시에서 시골로 옮겼다.

마당에 조그만 텃밭이 있는 시골집이다.

봄이니 곧바로 먹을 채소를 심었다.

매일 아침에 눈을 뜨면 텃밭에 쪼그려 앉아

이곳저곳을 들여다보는 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일은 까맣게 잊은 채로.

텃밭에 채소를 심으려고 흙을 뒤집어도 지렁이가 꿈틀,

김을 매면서 호미질을 해도 지렁이가 꿈틀.

뒷마당 밤나무 밑에 쌓인 가랑잎을 뒤지면

지렁이 서너 마리가 꿈틀꿈틀, 마당 여기저기에 지렁이가 살았다.

 동물은 먹은 대로 똥을 눈다.

 지렁이는 흙을 먹고 흙 똥을 눈다.

 흙 똥이 탑 같이 높게 쌓이기도 하고

 성처럼 길게 이어져 쌓이기도 했다.




메마른 듯 동글동글 쌓인 똥, 부드럽게 몽글몽글 쌓인 똥,

푹푹 납작하게 퍼진 똥, 조금 노란빛을 띠는 똥,

고동빛을 띠는 똥, 거무죽죽한 빛을 띠는 똥.

때마다 다른 모양 다른 빛을 띠는 똥이 마당 곳곳에 있었다.


차츰차츰 지렁이 똥을 보며 상상하기 시작했다.

메마른 똥을 보면 거친 흙을 먹었나?

똥을 누는데 힘들지는 않았을까?

노란빛, 거무죽죽한 똥을 보면 땅 밑에는 다른 빛깔을 띤 흙이 있겠지?

혹시 노란빛 나뭇잎을 먹었나?

다른 동물하고 견주어 보기도 했다.

산양이나 고라니는 풀을 먹고 콩장 같은 똥을 눈다.

그런데 여름철에 물기가 많은 풀을 먹고는 푹 퍼진 똥을 누기도 한다.

푹푹 납작하게 퍼진 지렁이 똥을 보면

요 녀석은 물기가 많은 흙을 먹고 누었나? 하고 상상했다.

실제로 비가 온 다음 날에 눈 지렁이 똥은 퍼진 똥이 많기도 하다.



마당에 핀 탐스러운 우리 민들레,

곱디고운 제비꽃, 꽃마리, 별꽃을 비롯한 수많은 들꽃이 피어오르고,

고추, 토마토, 가지, 오이 같은 채소가 잘 자라는 것도,

게으른 주인 대신 지렁이가 잘 자라게 해주는 거였다.

                                                                        초여름 애기메꽃 아래 지렁이 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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