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이밥'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8.08.11 절절 끓는 땡볕 마당
  2. 2017.10.13 가을 마당


이글대는 땡볕에 땅 하늘이 절절 끓는다.

날씨 예보를 보아도 누그러들 낌새가 없다.

비가 오지 않아도, 땅이 지글거려도

자연 목숨은 자라나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마당이 갖가지 풀을 심어 기른 듯 풀밭이 되었다.









어쩌다 봄에만 꽃이 피던 민들레가 피고

울타리를 타고 오른 능소화가 붉게 피고 진다.

맛난 옥수수를 선물한 옥수숫대는 누렇게 시들고

가뭄을 견디는 고추가 불에 덴 듯 빨갛게 익는다.

백도라지는 꽃 무게를 견디지 못해 옆으로 눕고

보랏빛 도라지꽃이 피고지고, 튼실한 열매를 맺었다.






마당 구석구석에 달개비 나팔꽃 애기똥풀 까마중이






괭이밥 쇠비름 방풍나물 비비추가




털별꽃아재비 이질풀이

제각각 제 모습을 갖추고 싱그럽게 꽃이 피었다.




한 달 전쯤 심은 열무는 겨우겨우 자라고

강아지풀은 이삭이 익어가며 고개를 숙인다.





먹부전나비, 갈색날개노린재 애벌레, 두점박이좀잠자리는 느릿느릿 하고




미국선녀벌레, 신부날개매미충은 무궁화나무 줄기에 찰싹 붙어 즙을 빤다.





철 계단 밑 왕바다리, 처마 밑 어리별쌍살벌은 날로 번성하고



좀말벌에게 물어뜯긴 큰뱀허물쌍살벌 집에는 애벌레도 벌도 없다.




개복숭아, 홍옥은 먹을 수 있을지 못 먹을지? 아주 거칠다.


내버려둔 작은 마당에 수많은 목숨이 살아 숨 쉰다.

자연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뜻밖이고 신비롭다.

하지만 한 시간쯤 지나서 집안으로 들어오고 말았다.

지글지글 끓는 열기가 숨통을 조인다.


또르르르 또르르륵 또륵또륵 또르르르 또르르륵

입추를 맞을 때면 어느 해나 어김없이 귀뚜라미가 운다.

귀뚜라미는 어떻게 때를 알까?

찜통더위가 잦아들고 가을이 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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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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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마당

궁시렁 궁시렁 2017.10.13 21:54 |

 

요즘 날씨가 오락가락 한다.

그래서 일까? 마당에 민들레가 피었다.

서양민들레야 볕바른 곳에서는 11월까지도 피지만 민들레는 흔치 않다.

지난 2013년 추석 즈음에도 민들레가 피어서 놀랐다.

 

 

 

 

 

 

10월 초부터 겨울손님 기러기 소리가 들리고 간간히 먼 하늘에 보인다.

산수유, 화살나무 열매가 붉게 익어 겨울 맞을 채비를 하는데도

마당에는 봄같이 민들레 괭이밥 꽃이 노랗게 피었다.

 

 

 

 

 

 

 

 

 

민들레 괭이밥만이 아니다.

붉은 명자나무 꽃이 피고, 좀씀바귀 꽃이 노란빛을 낸다.

작디작은 주름잎, 쇠별꽃, 털별꽃아재비 꽃이 마당 곳곳에 소복소복 피었다.

 

 

 

 

마당 여기저기에 배가 부른 사마귀, 좀사마귀가 알 낳을 자리를 찾는다.

먹이 사냥을 하려고 배추 이파리를 서성이는 사마귀도 많다.

 

 

앞마당 텃밭에는 김장을 담글 무, 배추, 갓, 파가 자란다.

멀리서 보아도 무 배추 갓에 구멍이 숭숭 나있다.

가까이 가서 살피면 달팽이가 수두룩하다.

 

 

 

문제는 달팽이가 아니다.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검푸른 똥만 배춧잎에 널려 있다.

구멍을 낸 녀석은 보이지 않는다.

바로 앞에 있었는데도 못 보고 몇 번을 지나쳤다.

몸 빛깔이 배춧잎하고 정말 비슷한 배추흰나비애벌레다.

 

 

9월 중순께 벌에 쏘여서 속이 울렁거리고 눈이 흐릿해진 적이 있다.

식은땀이 나고 걸을 수가 없어서 1시간쯤 주저앉아 있었다.

며칠을 지나서 말벌에 쏘였다는 것을 알았다.

뒷마당 수풀에 축구공만한 좀말벌 집이 있었다.

벌은 꿀을 모으는 벌과 꿀을 모으지 않는 벌이 있다.

꿀벌은 꿀을 모으니 꿀을 얻어먹어서 좋고,

쌍살벌을 포함하는 말벌 종류는 꿀을 모으지 않는다.

꿀벌보다 훨씬 독한 침으로 쏘니까 조심스럽고 싫어한다.

 

몇 차례 벌에 쏘인 적이 있다.

생각해보면 벌이 아무 까닭 없이 먼저 쏘지 않았다.

벌집이나 벌이 있는 줄 모르고 건드려서 쏘였다.

 

해마다 김장을 담글 채소를 심는다.

어느 해나 퇴비만 할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조금 늦게 심거나 거름이 모자라서 덜 자란 적은 있어도

벌레 때문에 채소가 망가져서 못 먹은 적은 없다.

 

 

 

 

배춧잎 위에서 별쌍살벌이 바쁘다.

배추흰나비애벌레를 잡아서 고기 경단을 만든다.

고기 경단이 무거워서 날아가기가 힘든 모양이다.

내려앉아서 반쯤 잘라내고 날아간다.

 

 

 

 

올해는 집 둘레로 무당거미가 많다.

무당거미 줄에 별쌍살벌이 걸렸다.

배추흰나비애벌레를 잡아먹던 별쌍살벌이 거미줄에 칭칭 감겼다.

무당거미 줄에 털매미도 칭칭 감겼다.

 

조용한 것 같은 마당에서 먹고 먹히는 전쟁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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