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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시렁 궁시렁

무더운 날씨


낮에 무더운 날씨가 일하기 힘들게 한다.

덥기만 해도 좋으련만 끈적끈적 하기까지 하다.

종이가 눅눅해서 연필이 미끌미끌 미끄러진다.

굳어있던 수채물감이 물기를 먹어 흐물흐물 녹아내린다.

손과 팔뚝이 종이에 쩍쩍 붙는다.

그래서 해 떨어지고 시원해지는 밤만 기다린다.

 







밤이면 크고
작은 나방이 방으로 날아들고

뒤곁에서는 털개머루가 열매를 맺는다.

문 앞에 고양이는 어제도 오늘도 턱 괴고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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